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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文정권 ‘지배연합’ 붕괴 빨라진다

기사입력 | 2021-04-08 11:39

김재한 한림대 교수·정치학

與 10년 집권에도 빨간불 뚜렷
야권은 후보 단일화 효과 절감
文정부 폭주 체감 중도층 이탈

여당이 野 방식인 반○○ 구사
임기末 적폐 타령도 비상식적
정권 연장 여부 野 역량에 달려


이번 4·7 재·보궐선거는 정부·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이는 향후 정국에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것이다. 야권은 이번 선거를 통해 후보 단일화가 승리를 가져다준다고 더욱 믿게 될 것이다. 반면, 당 대표가 “20년 진보정권”을 떠들던 여당은 이번 선거로 20년 정권이 아니라 10년 정권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고 느낄 것이다.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의 정권은 보수와 진보가 10년씩 정권을 맡아온 20년 주기(週期)의 역사다. 대통령선거가 5년마다, 그리고 국회의원선거 및 지방선거가 4년마다 치러진다는 점에서 전체 선거 주기는 4년과 5년의 최소공배수인 20년이 주기이고, 이 선거 주기에 따라 1988년 노태우 정부부터 현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7개 정권의 흥망성쇠가 이뤄져 왔다.

그런데 지난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통령선거 실시는 주요 선거 간 타이밍에 기초한 기존 주기를 흐트러뜨렸다. 더구나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라는 기치 아래 이뤄진 지난 4년간 국정 운영은 대다수 국민에게 10년으로 체감될 정도로 압축된 폭주(暴走)였다. 따라서 기존 주기론에 의한 내년 대통령선거 결과 예측, 즉 정권 교체 후 한 번은 정권이 연장된다는 추론이 매우 불확실해졌다.

임기 1년 남짓한 문 정부의 향배는 어떨까? 선출인단 이론에서는 정권의 등장·유지·소멸을 선출인단(selectorate·지지 유권자) 및 지배연합(winning coalition·지지 엘리트)의 규합과 이탈로 설명한다.

먼저, 유권자 차원이다. 양당 구도에서는 중도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집권한다. 문 정부의 초·중반에는 지지집단에 중도 성향 유권자가 다수 포함됐다. 그런데 이번 선거 결과 문 정부의 선출인단에 변화가 나타났다. 문 정부를 과거에 지지했던 중도 성향의 유권자가 많이 이탈했다.

정치인과 정당은 다수 유권자로 구성된 거대 연합을 꾸리기 위해 반(反)○○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특히, 야당이 정부·여당의 실정이나 비도덕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유권자의 다수는 공약을 엄격하게 비교하면서 후보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현 정부의 성과가 괜찮으면 여당 후보에게, 그렇지 않으면 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이른바 회고적 투표 성향 때문이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문 후보가 승리한 것도 바로 유권자의 회고적 투표 성향 때문이었다. 2017년 대통령선거 때의 문 후보는 2012년 대통령선거 때의 문 후보에서 달라진 게 별로 없었다. 후보는 바뀐 게 없어도 2017년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이 2012년보다 훨씬 더 나빠졌기 때문에 낙선에서 당선으로 바뀌었던 것이다.

반○○ 선거 전략은 여당보다 야당의 선거운동 방식이었는데,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여당이 집중적으로 구사했다. 여당은 야당 후보들을 도덕적으로 비판하면서 이번 선거를 야당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로 몰았다. 그렇지만 피아가 확실히 구분되는 진영에 속하지 않은 중도적 유권자는 잘못된 국정 운영에 책임지지 않고 그냥 다시 도와 달라는 여당에 표를 잘 주지 않는다. 정권 4년 차 여당의 적폐 타령은 상식적이지 않다. 특히, 국회 내 거대 의석을 확보한 여당의 야당 탓은 회고적 유권자 모델의 설명뿐 아니라 책임정치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다음으로, 정권의 와해 현상은 선출인단 이탈보다 지배연합의 이탈에서 더욱 가시화된다. 공공정책의 결정과 수행이라는 측면에서 무능하고 또 도덕적으로도 결함 있는 인사가 요직을 차지해 지배연합 안에서 특권 또는 불공정이 있다면 그 지배연합은 균열되게 마련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로 일부 진보 지식인이 문 정부의 지배연합에서 이미 이탈한 바 있다. 문 정부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은 지금, 지배연합 구성원의 이탈은 빈발하고 있다. 만일 자신이 국정 운영을 맡았더라면 훨씬 더 잘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지배연합 구성원들은 정권 주도 세력의 무능과 비도덕성을 비난하거나 원망하면서 심리적으론 이미 이탈해 있는 상태다.

정권 교체가 지배연합 구성원의 이탈에서 헤아릴 수 있는 것이라면, 정권 연장은 정권 내부가 아니라 야권의 언행(言行)에 의해 가늠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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