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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하게 봄꽃엔딩, 향긋하게 도다리쑥국… 가깝게 즐겨~ 봄

박경일 기자 | 2021-04-08 09:58

서울 성북구청부터 한성대입구역까지 이어지는 성북천 양옆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모습. 하나둘 지고 있는 벚꽃을 배웅하기에 좋은 곳이다. 성북천은 가로등이 많고 주거시설과 맞닿아 있어 밤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서울 성북구청부터 한성대입구역까지 이어지는 성북천 양옆으로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모습. 하나둘 지고 있는 벚꽃을 배웅하기에 좋은 곳이다. 성북천은 가로등이 많고 주거시설과 맞닿아 있어 밤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 가볼만한 서울봄 명소·맛집

이제 여행을 해도 되는 것일까, 아직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일까.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여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저마다 다르다.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조심스럽게라도 여행을 시작하는 분위기지만, 그렇게 여행을 떠나더라도 마음 한쪽이 편치 않다. 여행을 가는 사람도, 가지 않는 사람도 모두 불편한 시간이다. 그래도 떠나고 싶다면, 되도록 가까운 곳으로 짧게 다녀오는 여행을 택해 보면 어떨까. 경관과 느낌은 좀 모자라더라도 가고 싶은 봄나들이 명소를 대체할 만한 공간을 가까운 주변에서 찾아보자는 얘기다. 서울관광재단이 가려서 뽑은 전국의 봄 여행명소에 버금가는 서울의 봄 명소를 소개한다. 당일 나들이로 봄의 정취를 십분 느낄 수 있는 곳들이다.


- 성내천 둑길 1㎞ ‘벚꽃터널’· 의릉엔 산수유 ‘활짝’

◇진해 군항제 못잖은 서울 벚꽃 명소

벚꽃 터널과 개나리가 만나는 곳… 성내천 = 봄이면 풍납중학교에서 아산병원까지 이어지는 1㎞ 남짓의 성내천 둑길은 벚꽃 터널이 된다. 지고 있는 벚꽃 아래는 노란 개나리까지 어우러져 환상적인 꽃길을 이룬다. 단 성내천 둑길은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가 함께 있어 사진을 찍을 땐 오가는 자전거에 주의해야 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성내천 산책로를 따라 올림픽공원을 지나 성내4교까지 가보도록 하자. 길 중간중간마다 보물처럼 화려한 벚꽃이 나타난다.

상가와 어우러진 벚꽃길… 성북천 = 성북구청부터 한성대입구역까지 성북천 양옆으로 벚꽃이 끝없이 이어진다. 벚꽃의 시작은 성북경찰서 앞 사거리다. 성신여대 정문으로 향하는 보문로34길에 벚꽃이 학교 앞까지 늘어섰다. 벚꽃은 좁은 일방통행로에 비단을 깔아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이어진다. 잠시 꽃길을 걷다가 다시 성북천으로 내려와 한성대입구역까지 걷는다. 아파트 및 주변 상가 건물과 어우러진 벚꽃길은 우리가 꼭 멀리 여행을 가지 않아도 일상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성북천은 가로등이 많고 주거시설과 맞닿아 있어 밤 산책을 하기에도 좋다.

산자락을 뒤덮은 벚꽃… 연희숲속쉼터 = 연희숲속쉼터는 서대문구청 뒤쪽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봄날이면 연분홍 벚꽃이 산자락을 온통 뒤덮어 황홀한 풍경을 만든다. 벚꽃 속을 걷고 있으면 지상낙원에 소풍 온 신선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산책로를 따라 이어지는 벚꽃을 길잡이 삼아 걷는 재미가 있다. 동산 위에 올라서서 밑을 내려다보면 하얀색과 분홍색 물감을 분무기로 뿌려놓은 것처럼 벚꽃이 흐드러져 있다.

봄꽃들이 연이어 피어난다… 의릉 = 의릉은 조선 20대 왕인 경종과 그의 계비인 선의왕후의 능이다. 나지막한 천장산 자락 아래 조성된 의릉에는 성내천이나 성북천처럼 벚꽃이 많지는 않지만, 능 주변으로 진달래, 산수유, 개나리, 앵두꽃, 수양벚꽃, 산벚꽃 등이 연이어 피어 눈부신 봄날을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다른 벚꽃 명소보다 찾는 이도 적어 고즈넉하게 봄꽃을 즐기기 좋다. 의릉에 들어서면 능 뒤로 산벚꽃이 하얗게 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 미나리·삼겹살 ‘맛난 만남’·냉이 된장찌개 별미

◇봄의 맛… 서울서 제철 음식을 만난다

봄의 시작을 알린다… 쑥과 도다리 = 봄 제철 음식으로 육지를 대표하는 건 쑥이고, 바다를 대표하는 생선은 도다리다. 봄 쑥은 맛과 향이 특히 좋아 인기가 많다. 도다리는 쑥과 함께 끓여 먹는다. 도다리의 부드러운 살과 코끝을 자극하는 쑥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풍미를 더한다. 서울을 대표하는 도다리쑥국 맛집 중 하나인 을지로의 ‘충무집’은 통영에서 잡아 올린 재료로 철마다 별미를 내놓는다. 통영의 현지 수산시장에서 당일 직송되는 각종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통영의 바다 내음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향긋한 봄향기를 즐긴다… 냉이 = 봄나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냉이다. 냉이를 먹는 방법은 다양한데 대표적인 것이 냉이를 수북이 올려 끓여 먹는 된장찌개다. 냉이 된장찌개로 유명한 서울 영등포의 ‘또순이네’는 숯불 주물럭을 메인으로 내놓는 고깃집이지만, 사이드 메뉴였던 된장찌개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된장찌개를 식사 메뉴로 만들었다. 계절에 따라 냉이와 달래를 푸짐하게 넣어 된장과 나물이 조화를 이룬 찌개를 맛볼 수 있는데, 냉이 된장찌개는 주연보다 나은 조연이다.

싱그러운 봄의 맛… 미나리 = 미나리 역시 봄철에 빠지면 아쉽다. 미나리는 향이 진하고 아삭한 식감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주로 무쳐서 나물로 먹거나 탕이나 국 요리에 넣어 먹는데, 요즘에는 삼겹살과 곁들여 먹는 것이 인기다. 삼겹살 위에 미나리를 얹어 함께 먹으면 고기의 쫄깃함과 미나리의 향긋함이 동시에 입안을 감싼다. 서울에서 미나리 삼겹살을 내는 맛집으로는 회현동의 ‘통돼지네’가 손꼽힌다.


- 중랑캠핑숲 ‘배꽃 천국’·반포 서래섬 ‘유채꽃 세상’

◇우리 동네에도 봄꽃 명소가 있다

청초한 배꽃이 가득한 곳… 중랑캠핑숲 = 벚꽃 외에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봄꽃들이 많다. 배꽃, 유채꽃 그리고 매화까지 우리가 모르던 꽃들이 숨겨져 있다. 중랑캠핑숲에는 배나무 군락이 있다. 과수원이 있던 땅이 공원으로 탈바꿈한 곳답게 산책로 옆으로 여러 그루의 배나무가 늘어섰다. 배꽃은 벚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꽃잎은 벚꽃과 비슷하지만 꽃술이 녹색을 띠고 있어 전체적으로 보면 연둣빛을 머금고 있다.

유채꽃 흐드러지다… 반포 서래섬 = 떠나는 봄을 붙잡고 싶다면, 서래섬으로 가보자. 서래섬은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 강변에 만들어진 작은 인공섬으로 4월 말 유채꽃이 피기 시작해 5월에 절정을 이룬다. 유채꽃은 2월부터 제주에서 피어나기 시작해 남쪽 지방을 지나 5월에 서울에서 만개한다. 제주의 유채가 이른 봄이라면, 서울의 유채는 마지막 봄인 셈이다. 서래섬 바로 옆으로 한강이 흐른다. 노란빛이 햇살에 부서지고 넘실거리며 한강으로 흘러간다.

서울에도 매화와 대나무가… 청계천 하동 매화 거리 = 서울에도 이른 봄에 매화의 향기를 맡으며 산책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지하철 2호선 용답역과 신답역 사이에 있는 청계천 하동 매화 거리다. 2006년 하동군이 기증한 매화나무를 심어 매화 군락지를 만들었다. 매화는 벚꽃보다 일찍 꽃을 피우고 절정을 지나 꽃잎을 떨구는 시기도 더 이르다. 매화는 이미 다 지고 없지만, 매화나무 옆으로는 담양군에서 기증한 대나무숲이 이어진다.

이야기가 담긴 매화… 남산 안중근기념관 와룡매 = 남산 안중근기념관 앞에는 ‘와룡매’라 불리는 두 그루의 매화나무가 있다. 이들 나무가 거기 심어진 연유는 이렇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 장수가 창덕궁의 매화나무를 뽑아다 일본에 가져다 심는다. 그게 일본 미야기(宮城)현 마쓰시마(松島) 즈이간지(瑞巖寺)의 본당 앞에 있는 홍매화와 백매화다. 일본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사랑받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뼈아픈 역사다. 1998년에 즈이간지 주지가 한·일 친선의 상징으로 와룡매의 가지를 떼어 접목한 묘목을 기증하기로 해서 1999년 안중근 의사 추도식에 맞춰 400년 만에 우리 땅으로 돌아와 안중근기념관 앞에 식재됐다.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회현동 ‘통돼지네’의 미나리 삼겹살. ‘충무집’의 도다리쑥국. 반포 서래섬의 유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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