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낏(왼쪽)이 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쇼어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관례대로 ‘포피스 폰드’에 뛰어드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 22세 泰 슈퍼루키 타와타나낏, ANA 인스피레이션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올 운동으로 근육 늘려 비거리↑
300야드 드라이버에 정교함 장착
대회 37년만에 루키 챔피언 등극

62타 몰아친 리디아 고 준우승
김세영 3위 - 박인비·고진영 7위

태국의 22세 신예 패티 타와타나낏이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앞세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여자 디섐보’란 별명을 얻은 타와타나낏은 2000년 캐리 웹(호주) 이후 21년 만에 이 대회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이뤘고, 1984년 줄리 잉크스터(미국) 이래 37년 만에 이 대회 ‘루키 챔피언’이 됐다.

타와타나낏은 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쇼어코스(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더해 4언더파 68타를 쳤다. 합계 18언더파 270타가 된 타와타나낏은 이날만 10타를 줄인 뉴질랜드교포 리디아 고(고보경)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L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18언더파 우승기록은 1999년 도티 페퍼(미국·19언더파 269타)에 1타 모자란 이 대회 역대 2번째 최소타 기록. 우승상금은 46만5000달러(약 5억2503만 원)다.

이날 62타의 맹타를 휘둘러 준우승을 차지한 리디아 고는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은퇴한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2006년 이 대회 1라운드에서 62타를 친 적이 있다. 메이저대회 최소타는 2014년 김효주가 에비앙챔피언십에서 기록한 61타다. 리디아 고의 이날 퍼트 수 22개에 불과했다.

김세영은 6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넬리 코르다(미국)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KIA클래식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을 노렸던 박인비는 3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함께 공동 7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이미림은 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 10위다.

타와타나낏은 14언더파로 출발했다. 2위와는 5타 차. 타와타나낏은 전반에 이글 1개와 버디 1개로 3타를 더 줄였다. 하지만 2개 홀 앞에서 경기를 하던 리디아 고가 11번 홀까지 이글 1개, 버디 7개로 9타를 줄이며 순식간에 2타 차로 좁혀왔다. 2016년 이 대회 챔피언 리디아 고는 타와타나낏에 8타 뒤진 6언더파로 4라운드를 출발했다. 리디아 고는 1번 홀(파4) 버디에 이어 2번 홀(파5) 이글로 3타를 줄이더니 이후 9번 홀까지 버디 4개를 추가해 전반을 7언더파 29타로 마쳤고 10, 11번 홀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타와타나낏이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해 달아나자, 리디아 고는 15번 홀(파4)에서 버디로 응수하며 2타 차로 사정권을 유지했다. 리디아 고는 그러나 16번 홀 이후 타수를 줄이는 데 실패했고 타와타나킷이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마쳐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타와타나낏은 지난해 LPGA 정규 투어에 데뷔했으나 2020시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파행을 겪으면서 이번 시즌에도 신인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타와타나낏은 2018년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해 공동 5위에 올랐고, UCLA 2학년을 마치고 프로로 전향했다. 올해 게인브리지 LPGA 5위가 프로 전향 이후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해 살이 빠지는 바람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가 올해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면서 평균 비거리가 15야드 증가했다.

타와타나낏은 빼어난 장타와 정교함을 과시하며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가 4일 동안 323야드였고, 3라운드에서는 348야드를 보냈다. 그러고도 마지막 날 페어웨이를 3개, 그린도 2개밖에 놓치지 않았다. 타와타나낏은 국내기업(하나금융그룹)과 2년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