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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간부·감시병 모두 매뉴얼 미준수… ‘뻥뚫린 3시간11분’

정충신 기자 | 2021-02-23 11:55

■ 軍 ‘오리발 귀순’ 조사결과

해안철책 배수로 확인해보니
차단물은 이미 훼손된 상태
작년 ‘시설 점검·보완’ 무색
北남성 6시간 가량 헤엄쳐와


지난 16일 새벽 잠수복을 입고 해상으로 헤엄친 뒤 민간인통제선(민통선)에서 검거된 이른바 ‘오리발 귀순’ 북한 남성은 이날 오전 1시 5분쯤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온 뒤 3시간 11분 동안 10차례나 해안감시장비와 CCTV에 포착된 것으로 드러났다. 10차례 가운데 8번이나 놓쳤고, 2번이나 비상벨이 울렸는데도 경계근무자들이 상황조치 매뉴얼을 미준수하는 등 경계태세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사건 발생 7일째인 23일 현장에 파견됐던 검열단의 현장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합참의 해안감시장비 확인 결과 북한 남성은 16일 오전 1시 5분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온 뒤 오전 1시 38분까지 33분간 감시카메라 4대에서 5회 포착됐으며 2차례 이벤트(경고음이 울리고 경보등이 뜸)가 발생했으나 영상감시병이 다른 작업을 하다가 오경보로 착각하고 팝업창을 확인하지 않는 결정적 실수 등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CCTV 확인결과 오전 4시 12∼14분(2분간) 합동작전지원소 울타리 경계용 CCTV에 7번도로에서 북한 남성이 3회 포착됐으나 위병소 근무자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전 4시 16∼18분(2분간) 민통초소 CCTV에 검문소 북방 7번도로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북한 남성을 2회 포착했으며 근무자가 이를 식별하고 상황보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참 관계자는 “상황간부와 영상감시병이 임무수행 절차를 미준수해 철책 전방에서 이동하는 미상인원을 식별하지 못했다”며 “제진 민통초소 북방 7번도로상에서 미상인원을 최초 식별 후 사단 및 군단의 초기 상황 판단 시 엄중한 상황에 다소 안일하게 대응했고 상황조치 매뉴얼을 미준수하는 등 제대별로 작전수행이 일부 미흡했다”고 경계 실패를 인정했다.

검열단이 해안철책 배수로 관리상태를 확인한 결과 배수로 차단물의 부식상태를 고려할 때 북한 남성이 통과 전부터 훼손된 상태였던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7월 강화도 연미정에서 탈북자가 해안 배수로를 통해 이동한 상황 당시 군 당국이 “전군 수문·배수로 일제 점검, 근원적 보완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육군 부대가 시설물 관리에 부실했던 사실이 확인됐음을 합참이 인정했다.

군은 북한 남성이 6시간가량 헤엄친 것으로 파악했다. 합참 관계자는 “귀순 추정 북한 남성이 해류를 이용해 6시간 정도 헤엄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국방부 차원에서 지휘관 문책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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