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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권보위처 本色 드러낸 “공수처와 민주당 협업 관계”

기사입력 | 2021-01-27 11:47

태생부터 위헌·불법성이 켜켜이 쌓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많은 전문가의 예상대로 정권 보위 기관이 될 조짐이 더 농후해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취임 인사차 예방한 김진욱 공수처장에게 “공수처와 민주당은 협업 관계라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상징적이다. 이 대표 측에서는 공수처 활동을 돕겠다는 원론적 덕담이라고 해명할 수도 있겠지만, 발언의 전후 맥락과 김 처장의 반응 등을 종합하면 정권 편향이 뚜렷이 짚인다.

국회의원이 공수처의 중요한 수사 대상이라는 점에서 여당 대표가 ‘협업’ 운운한 발상부터 지극히 부적절하다. 설사 이 대표가 그러더라도 공수처장은 즉각 반박하고 엄정한 권력 비리 척결 의지를 밝힘으로써 오해를 없애야 했다. 이 대표가 또 “검찰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의 한 축을 맡은 곳이 공수처”라고 하자 김 처장은 “저도 변호인으로 검찰의 조직 문화, 성과주의에 의한 무리한 수사를 봐 왔다”며 “공수처가 적법 절차에 따라 친화적인 수사를 해서 국민이 신뢰하면 검찰개혁도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고 호응했다. 현 정권의 검찰개혁이 검찰 장악, 즉 권력 범죄도 원칙대로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등을 무력화하는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음은 일반인들도 알 정도가 됐다. 여론조사에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게다가 공수처 설립 취지도 검찰개혁 수단이 아니라 권력형 범죄의 척결이다.

정치 중립이 생명인 공수처장이 정치인들을 찾아다니는 것도 문제다. 수사기관은 오직 수사로 말해야 한다. 김 처장이 차장을 복수로 대통령에게 추천한다는데, 그 역시 중립성을 훼손한다. 정치인인 대통령의 선택권을 넓혀 주는 것은 권력 친위대 여지를 넓히는 것과 같다.

그러지 않아도 공수처와 김 처장의 역량을 볼 때, 권력 범죄 수사를 이첩 받아 마냥 뭉개는 식으로 권력 비리를 간접 비호할 것이란 의혹이 커지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대놓고 ‘불법 출금’ 사건의 공수처 이첩을 언급하고, 공익신고를 뭉개온 국민권익위는 맞장구쳤다. 공수처 수사 개시까지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벌써 이런 일이 난무하는 것은 공수처 본색(本色)을 보여주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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