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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실과 황당한 文정부 자화자찬

기사입력 | 2021-01-27 11:46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바른사회 공동대표

한국은행은 26일 2020년 분기별 성장률을 합산한 연간 경제성장률이 -1.0%라고 발표했다. 성장률 -1.0%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코로나 3차 확산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위한 기반을 강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제 규모 10위권 내 선진국들이 -3에서 -10% 이상 역성장이 예상되는 데 비하면 그 폭이 훨씬 작았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가 위기에 강함을 다시 입증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분석한 홍 부총리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를 홍 부총리가 위기 상황에도 ‘선방했다’는 격려의 의미라고 해석했다. 1%의 역성장을 자화자찬한 부총리나 이를 칭찬한 대통령의 행태는 ‘아큐정전’의 ‘정신승리법’이 재발했음을 보여준다.

2020년 경제성적표와 관련해 연간 민간소비지출이 5% 줄어든 게 눈에 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타격이 극심했음을 보여준다. 기저효과가 작용했겠지만, 연간 설비투자가 6.8% 증가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비대면 경제로 디지털과 사이버 투자가 활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가 자화자찬할 게 아니라, 가장 ‘혹독한 겨울’을 지낸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석고대죄하고, 어려운 여건임에도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 경기를 방어해 준 기업에 고마운 마음을 표하는 게 도리다.

코로나를 잘 극복했다니 반대 질문을 던진다.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에는 뭘 했느냐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 전인 2018∼2019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최악이었다. 우리나라보다 12배 이상 규모가 큰 미국이 2018년과 2019년 2.9%, 2.3% 성장할 때 우리는 겨우 2.7%, 2.0% 성장했다. 황새가 성큼 갈 때 뱁새는 아장걸음을 한 것이다. 소득주도성장의 주술에 빠진 탓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시장을 초토화했다.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한 결과 역설적으로 소득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만약 2018∼2019년에 성장률이 정상 수준을 유지했다면 위기 국면을 넘기는 데 튼실한 완충이 이뤄졌을 것이다.

2020년 경제성장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해 ‘V자 반등’을 할 것인가이다. 낙관할 수 없다. 홍 부총리가 은연중에 조롱한 경제대국은 V자 반등을 할 것이다. 백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백신을 의존해야 하고 ‘K방역’에 취해 백신 확보 경쟁에서 뒤로 밀린 우리가 V자 반등하긴 쉽지 않다.

문 정부는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 명) 입성에 대해 생색을 냈다. 2017년에 30-50클럽에 들어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30-50클럽 탈락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2018∼2019년에 저성장했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1% 역성장했다. 아직 확정 수치가 나온 건 아니지만, 최근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여 1인당 달러 표시 국민소득은 3만 달러에 턱걸이할 것이다. 하지만 올해 원화 표시 성장이 부진한 데다 원화 가치가 떨어져 강(强)달러가 되면 소득 3만 달러 클럽 탈락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다 한국 경제의 고질인 저출산이 개선되지 않으면 5000만 인구를 유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신승리법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비극도 그런 비극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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