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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습니다]

말씀은 적으셨지만 웃음으로 내 마음을 가득 채워주시던 분

기사입력 | 2021-01-27 14:30

박종석(1923∼2020)

2020년 12월 25일. 성탄절 아침 단잠을 깨우는 휴대전화 진동 소리에 투덜대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엄마의 떨리는 목소리로 전해진 사실을 듣고 저는 꿈인가 싶었습니다. 남원에 계시던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입니다.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멍하니 엄마의 말을 듣고만 있었습니다.

엄마와의 통화가 끝난 후, 저는 외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하나둘 떠올라 눈물이 핑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외할아버지는 말씀은 적으셨지만 손녀의 재롱을 볼 때마다 빙그레 웃으시며 마음을 가득 채워주던 분이었습니다.

철없는 나이였을 때도, 할아버지를 뵈러 가면 굳이 말씀하시지 않아도 할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져 참 따뜻했습니다. ‘엄마 아빠 말씀 잘 들어야 한다.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는 그 흔한 잔소리 한번 하시지 않고, 그저 따뜻한 눈길과 손길로 보듬어 주시던 할아버지였습니다.

이제는 그 따뜻한 눈빛과 말 없는 사랑을 느낄 수 없겠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러면서 그리움과 후회가 물밀 듯이 몰려왔습니다. ‘좋은 대학 가서 기쁘게 해드릴게요. 좋은 데 취직해서 할아버지 용돈 드릴게요’하며 점점 찾아뵙는 횟수는 줄어들었고, 결국 바쁘다는 핑계로 명절 인사 한두 번이 고작이었던 무심한 손녀. 그런 제 모습이 참 후회가 됐습니다.

할아버지가 언제나 그 자리에 계실 거 같았고, 그래서 나중에, 나중에 하며 찾아뵙는 걸 차일피일 미루던 제 모습과 그런 손녀에게도 ‘건강하라’며 사랑과 응원을 보내 주시던 할아버지 모습이 자꾸 떠올라 마음이 아팠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이제 한 달이 지나갑니다. 여전히 참 그립고 그립습니다. 엄마와 이모들, 외삼촌에게는 자상하고 따뜻한 아버지셨고, 손자와 손녀들에게는 그저 사랑으로 대해주셨던 우리 외할아버지.

저는 할아버지를 통해 굳이 말로 옮기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깊은 사랑에 대해 알게 됐고, 그 사랑을 직접 느꼈던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와 함께했던 어린 시절에 받은 말 없는 그 사랑. 그 사랑이 손녀를 이만큼 키워냈다고, 사랑한다고, 너무 그립다고 직접 말씀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저녁은 엄마와 함께 할아버지 이야기를 나누며 따뜻한 기억으로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할아버지! 언제까지나 할아버지의 사랑을 기억하며 사랑을 베푸는 사람으로 살아갈게요!

외손녀 김예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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