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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 드는 票퓰리즘

조성진 기자 | 2021-01-26 11:33

조성진 정치부 차장

선거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여권의 대통령선거 주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해법을 놓고 경쟁을 시작했고, 서울시장 후보들은 부동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선심성’ ‘장밋빛’이라는 그림자 역시 다시 선거판에 드리우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익 공유제’를 내세우고 있다. 코로나19로 혜택을 본 기업 등이 이익을 자발적으로 나누자는 주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자영업자 손실 보상제를 정책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 정 총리는 소극적인 기획재정부를 강하게 질타하며 ‘손실 보상제= 정세균’이라는 인식을 심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본 시리즈’ 드라이브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우려를 표했음에도 1인당 10만 원씩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확정했다. 서울시장 후보들은 서로 부동산 문제 해결의 적임자라고 자임하고 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강변북로·올림픽대로 등 주요 간선도로와 지하철 지상 구간을 지하화해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철·전철 지하화를 약속하고 향후 5년간 76만 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재건축·재개발 활성화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을 내걸었다.

안타깝게도 현재 양상은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셤의법칙에 가깝다. 정 총리는 ‘이 나라가 기획재정부의 나라냐’라고 말하면서 손실 보상제가 합리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여지를 줄였다.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얼마나’ 등 차근차근 검토해야 할 문제는 한두 개가 아니다. 그러나 설득이 아니라 압박으로 시작된 논의가 얼마나 생산적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대표가 꺼내 든 이익 공유제는 무책임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위기 상황에 ‘십시일반’하는 건 미덕이지만, 이를 정치인이 말하는 순간 의무로 바뀐다. 권력을 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말하는 ‘자발성’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국민의 동의를 구해 세금을 더 걷는 게 책임 정치이고, 국가의 근본 역할에 부합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 지지율이 높아져서 그런지 몰라도 이 대표도, 정 총리도 자신의 장점을 버리고 이 지사처럼 ‘저돌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시장 선거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후보들이 앞다퉈 내놓은 부동산 공급책은 실현 가능성에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로와 철도의 지하화는 새로운 공약이 아니다. 이미 여러 차례 등장했으나 예산 문제로 인해 추진되지 못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은 서울시장 권한 밖의 일이다. 무엇보다 1년 남짓한 임기의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한 고민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코로나19와 부동산은 4월 재·보선을 시작으로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핵심 이슈다. 대선 주자, 서울시장 후보들이 다양한 공약을 내놓고 선거 과정에서 논의가 활발해지는 건 긍정적이다. 선거는 우리 사회의 해법을 도출해내는 장(場)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표’에만 초점을 맞춘 경쟁을 통해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수 있을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지나 않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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