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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여담]

AI와 환생

박현수 기자 | 2021-01-25 11:30

박현수 조사팀장

지난해 12월 Mnet에서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다. 고인이 된 가수 김현식과 혼성그룹 거북이 리더였던 터틀맨을 소환한 인공지능(AI) 음악 프로젝트 ‘다시 한 번’ 공연이다. AI와 가상현실(VR)·음성인식기술을 총동원해 목소리뿐만 아니라 실제 모습과 똑같은 형상과 표정, 몸동작까지 복원해 환생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고인을 AI 챗봇(채팅 로봇) 등으로 환생시킨 지 이미 오래다. 이런 기술의 상용화를 예견한 드라마도 있다. ‘블랙미러’시즌 2 ‘돌아올게(Be Right Back·2013)’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남편을 평소 그가 남겼던 SNS 속 디지털 데이터를 입력한 AI 로봇으로 환생시켜 생전과 같이 일상을 함께 보내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새해 들어 국내 방송에서도 관련 프로그램 경쟁이 뜨겁다. MBC가 선보인 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가 대표적이다. 혈액암으로 딸을 떠나보낸 엄마가 VR 기술로 딸과 재회해 시청자를 울렸던 나연이 편에 이어 오는 28일 방송하는 ‘너를 만났다 시즌2’로망스 2화에서는 남편이 사별한 아내와 재회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29일 방송되는 SBS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에서도 주목거리는 1996년 사망한 고 김광석이 2002년 발표된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부르는 대목이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지난 4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망한 사람을 챗봇으로 다시 살려낸다’는 기사를 실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MS는 지난해 말 특정인을 챗봇으로 복원시키는 AI 시스템을 특허출원했다. 가족이나 친구 등 특정인이 SNS에 남긴 대화나 사진·동영상·음성 등이 그 바탕이 된다. 여러 사람의 무작위 대화나 글을 학습하는 기존 챗봇과는 차원이 달라 흥미롭다.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 고인을 실제처럼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세상이 성큼 다가왔다. 도산 안창호 선생과 같은 역사 속 위인들을 생존 당시 모습으로 만나 육성 연설을 들을 수도 있다. 고인을 환생시키는 시스템이 상용화돼 부모나 배우자, 가슴에 묻어 둔 그리운 누군가를 단 한 번 만이라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상업성에 치우쳐 우후죽순 고인을 소환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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