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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열의 네버 업-네버 인]

투수 윤석민의 골프 도전… 최소 2~3년 ‘체계적 연습·경험’ 쌓아야

기사입력 | 2021-01-25 10:26


■ ‘프로골퍼 윤석민’ 성공할까

300야드 장타에 수준급 퍼팅
레귤러티서 70대 초중반 실력
작년 선발전서 122명중 59위
동호회 기량 넘은 ‘지역 수준’
‘세계 수준’엔 10년 강훈 필요

신체·심리적 완성도 갖췄으나
기술·전략 능력은 상당한 차이


프로야구 KIA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윤석민(사진)이 최근 프로골프 선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윤석민은 2005년 데뷔해 통산 77승을 거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였다. 하지만 고질적인 어깨 부상을 극복하지 못해 33세의 이른 나이에 유니폼을 벗었다.

보통 한 가지 운동을 잘하는 사람은 다른 운동 역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 스포츠과학에서는 이것을 일반운동능력 가설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제아무리 운동능력이 탁월한 사람일지라도 새로운 종목을 잘하려면 상당 기간의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운동능력은 하나의 단일한 능력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다양한 하위 능력들로 구성돼 있어 종목마다 요구되는 운동능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 마이클 조던이 좋은 예다. 시카고 불스를 리그 3연패로 이끌며 7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던 당대 최고의 스타 조던은 1993년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충격을 받고 농구계를 떠나 야구 도전을 선언했다. 아들이 메이저리그(MLB) 선수가 되길 원했던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위해서였다. 고교 시절까지 야구를 병행한 터라 팬들의 기대도 매우 높았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더블A팀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조던은 하지만 1994년 한 해 동안 127경기에 출전해 0.202의 타율과 홈런 3개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기록상으로 MLB는 고사하고 더블A 위의 단계인 트리플A 진입도 힘들었다. 그렇다고 나이 때문에 운동능력이 퇴화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이듬해 NBA에 복귀한 조던은 과거 못지않은 실력으로 1996년부터 다시 한 번 불스의 3연패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력이 10년 정도라는 윤석민의 골프 실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본인 말로는 라운드에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을 만큼, 야구선수 출신 중 가장 기량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 실제 라운드 동영상을 봐도 프로골퍼 같은 부드럽고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스윙에 마음만 먹으면 300야드는 쉽게 넘길 정도의 장타력까지 갖추고 있다. 투수 출신답게 정교한 거리 조절의 퍼팅 실력도 수준급이다. 스코어는 대략 레귤러티에서 70대 초중반 정도로 보인다.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은 스포츠와 같이 기술적 숙련이 요구되는 분야의 발달 과정을 크게 동호회 수준, 지역 수준, 전국 수준, 국제 수준, 세계 수준으로 나눈 바 있다.

개인과 종목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세계 수준에 도달하는 데는 10년 정도의 지속적인 노력과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이 기준에 따르면 윤석민의 현재 골프 실력은 지역 수준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프로골퍼로 투어에서 뛰려면 일단 연간 3차례 치러지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프로 선발전(예전 세미프로)을 통과한 뒤 다시 연간 2차례의 투어프로 선발전에서 합격해야 한다. 프로 선발전은 예선과 본선을 거쳐 해마다 200명 정도를 선발하는데, 지난해 경쟁률은 15 대 1 정도였다.

윤석민은 지난해 이미 프로 선발전에 출전했다. 군산CC 전주·익산 코스(파 71·6998야드)에서 개최된 예선에서 그는 2라운드 합계 12오버파(76타, 78타)로 참가자 122명 중 공동 59위에 그쳐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본선 진출 컷오프 스코어가 6오버파이니 아직은 상당한 수준 차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로야구 스타 출신이라 신체적, 심리적으로는 어느 정도 완성돼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골프투어에서 경쟁할 만큼 기술적, 전략적 역량을 갖추려면 최소 2∼3년 정도의 체계적인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국민대 골프과학산업대학원 교수
스포츠심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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