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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한전산업 인수 용역발주…‘反시장 逆민영화’ 시작됐다

박수진 기자 | 2021-01-22 11:36

발전 5개사와 공동 발주 공고
한전산업개발, 2003년 민영화
2010년에 코스피 상장 마쳐

발전 비정규직 정규직화 위해
민영 기업 무리하게 인수 추진
소액주주들 반발 가능성도 커


한국전력과 발전 5개 사가 공동으로 한전산업개발 지분 인수를 위한 자문 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영화한 지 18년 만에 공공기관으로 복귀하는 ‘역(逆)민영화’ 국내 첫 사례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공공 위주 독점시장 구축, 서비스 경쟁력 저하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효율성이 뒷걸음질 칠 수 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업종·업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남발이 강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발전 업계에 따르면 한전과 발전 5개 사(중부·남부·남동·동서·서부발전)는 전날 간사 기관인 중부발전 명의로 ‘한전·발전5사 공동 한전산업개발 지분인수 자문 용역’ 발주를 공고했다. 발전사 관계자는 “중부발전 이름으로 지분 인수를 위한 자문 용역 발주 공고가 게시됐다”고 말했다.

용역 제안 요청서에서 한전과 발전사들은 정규직 전환 정책 관련 한전·발전 5개 사 공동으로 한전산업개발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자유총연맹(한전산업개발 최대 주주)의 한전산업개발 보유 지분(31%) 인수를 위한 합리적인 인수비용 검토와 안정적인 계약 체결을 위해 회계·법률 전문가의 실사·자문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매도자와 인수 절차나 일정 협의 등 지분인수 기본계획 수립, 한전 및 발전 5개 사의 적정 지분 인수 비율 검토, 타 업체 근로자 전환 등 정규직 전환 관련 이슈 법률 검토가 이번 용역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한전과 발전 자회사들의 한전산업개발 지분 매입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한전산업개발 관계자는 “일단 한전에서 실사를 진행한 뒤 지분 비율, 가격 협상 등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전산업개발은 발전설비 운전·정비를 담당하는 회사로 1990년 한전 100% 자회사로 설립됐다가 2003년 민영화한 뒤 2010년 상장까지 됐다. 한전이 2대 주주로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자유총연맹이 31%, 소액주주가 40%를 보유한 엄연한 민간 기업이다. 2019년 매출액 3136억 원, 지난해 9월까지 매출액 2240억 원에 달하는 탄탄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번 공기업 전환 추진은 2018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던 김용균 씨 사망사고가 계기가 됐다. 노·사·전(발전 노사와 전문가) 협의체는 비정규직 처우개선 방법으로 발전소 비정규직이 가장 많이 소속된 한전산업개발의 한전 자회사화를 통한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업무처리 전문성 강화, 발주 공기업의 적정 보상, 안전시설 투자 강화 같은 대안이 있음에도, 정규직화를 위해 이미 민영화돼 기반이 닦여 있는 기업을 무리하게 공기업화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었다. 상장사인 만큼 40%에 달하는 한전산업개발 소액주주가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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