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로고


통합 검색 입력
전체
사설
시평
시론
포럼
오후여담
[뉴스와 시각]

초점 빗나간 친환경차 정책

김성훈 기자 | 2021-01-22 11:39

김성훈 산업부 차장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정부는 친환경차 시장 확대를 꾀하며 올해부터 자동차 관련 제도를 다수 손질했다. 그런데 정작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의 정책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을 주거나, 현실과 다소 괴리된 부분이 적지 않다며 아쉬움을 나타낸다. 물론 차량 가격에 따른 순수 전기차 보조금 차등 지급 등 합리적으로 개선된 부분도 있다. 하지만 ‘무공해차’에만 집중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마저 사실상 배척하고, 전기 택시 보조금을 올리면서 전기 버스 보조금은 내려 모순적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전기차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최대 300만 원)을 2022년 12월 31일까지로 2년 연장했다. 운송사업용으로 전기 버스나 수소전기 버스를 구매하면 부가가치세를 면제해주고, 자동차 대여사업자가 전기차나 수소전기차를 50% 이상 보유하면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최대 30%까지 깎아준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고속도로 통행료 50% 할인도 2022년까지 연장했다.

하지만 과도기 친환경차에 해당하는 하이브리드차는 2019년 보조금 폐지에 이어, 올해는 취득세 감면 한도마저 9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하이브리드차보다 더 진보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의 보조금 폐지는 더 당황스럽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완속 충전만 가능하지만, 엄연히 전기를 충전해 주행하는 전기차의 일종이다. 시내 출퇴근 주행 정도라면 기름을 아예 쓰지 않고 전기로만 달릴 수 있다. 해외 전문기관들도 전기차 판매량을 집계할 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까지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500만 원이었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보조금을 올해부터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다.

심지어 순수 전기차 지원 정책에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부분이 적지 않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제2차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에서 “최대 820만 원인 전기 택시 보조금 단가를 1000만 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 버스 보조금을 기존 1억 원에서 8000만 원으로 낮췄다. 보조금 혜택이 중국 전기 버스업체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을 의식했겠지만, 친환경 대중교통 활성화 측면에서 보면 모순된 정책으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 5를 필두로 국산 전기차가 대거 출시되는데 정부는 전기차 평균 보조금을 깎았다. 지원 대상은 지난해 10만6000대에서 올해 15만6000대로 늘지만, 전기 승용차 대당 보조금은 8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축소된다. 대당 최고 보조금은 800만 원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한참 부족하다. 중국 전기차 충전기는 291만 대, 미국 163만 대, 독일은 36만 대에 달한다. 반면 환경부 집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공용충전기는 6만2789대다. 정부가 올해 전기차 충전기를 3만1500대 늘리기로 했지만, 그래도 한참 모자란다. 게다가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공공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주거용 개인 충전기 보급률은 25.1%에 불과하다. 아직은 준비가 덜 된 무공해차 전환을 밀어붙이기보다 현실을 고려하며 점진적 변화를 유도할 때다.

많이 본 기사 Top5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카카오톡

핫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