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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 암시하며 사장 돈 뜯어낸 직원…징역 1년 집유

이은지 기자 | 2021-01-20 10:48

“삶에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말로 사장을 협박해 돈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직원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2부(송혜영 조중래 김재영 부장판사)는 공갈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박모(43)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씨는 2017년 3월 자신이 다니던 전자제품 수리 업체 사장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며 1억 원을 요구해 60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사에서 일하던 박 씨는 2013년 설립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지역 부지회장을 맡아왔다.

그러던 중 박 씨의 회사가 2016년 다른 회사에 인수됐고, 박 씨는 노조를 대표해 사장과 근무 조건을 협의하던 중 자신이 별도의 수당을 받는 조건으로 사 측에 유리한 조건을 받아들이는 ‘이면 합의’를 맺었다가 노조에 알려져 집행부에서 사임했다.

이후로도 박 씨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사장에게 ‘노조 전임자’라는 새로운 직책과 위로금을 요구했고, 이에 사장이 응하지 않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가 사장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는 ‘(제가) 현장에 있기엔 불필요하다는 뉘앙스를 보이셨다’ ‘이제 어디 가서 신입으로 일할 수 없는 조건이다’ ‘가정·회사·조직 등에 외면당하는 상황이면 삶에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박 씨는 협박으로 돈을 갈취하지 않았으며 돈을 받은 것은 원청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모두 “피해자는 피고인이 극단적 행동을 할 경우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돈을 지급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과거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협력사 사장들이 사회적 질타를 받는 것을 지켜봤다”며 “극단적 선택을 언급하는 메시지 내용 때문에 두려움을 느껴 돈을 보냈다는 진술에 충분히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고,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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