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로고


통합 검색 입력
전체
사설
시평
시론
포럼
오후여담
[시론]

국가 미래 꺾는 ‘反청년 文정부’

기사입력 | 2021-01-20 11:41

문희수 논설위원

청년 체감실업률 26% ‘재앙’
치솟는 집값에 부채 위험수위
소득분배 악화·빈곤층도 증가

무모한 ‘소주성’ 예견된 참사
연금개혁·건보개혁 짐 떠넘겨
청년 더 궁지에 몬 일자리정부


이 땅의 청년들은 절박하다. 뭐 하나 풀리는 게 없다. 누군가처럼 ‘아빠 찬스’ ‘엄마 찬스’가 아니라면 말이다. 어느 시대든 청년은 힘들었지만, 지금처럼 현재도 미래도 캄캄한 적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우리도 애써 노력했다”는 부모 세대의 위로 겸 격려에 청년들이 ‘나 때’라며 질색하고, 공정성에 유난히 예민한 것은 그래서 이해가 간다.

가장 절실한 일자리부터 최악이다. 통계청의 2020년 고용현황을 보면 청년층(만 15∼29세) 체감실업률이 무려 26%다. 지난해 12월 기준 2030세대 실업자만 52만 명이나,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자에서 빠지는 구직단념자와 일할 의사가 있지만 쉬었다는 사람까지 합치면 64만 명 수준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매년 수십조 원을 쏟아부어 만드는 단기 ‘관제 알바’ 허수를 빼면 사실상 실업 상태인 청년이 얼마나 되는지 어림잡기도 힘들다.

치솟는 집값·전셋값은 이들을 빚더미로 몬다. 은행 대출금을 무리하게 끌어다 넣고, 돈을 불리겠다고 빚까지 내 주식·비트코인에 투자하며 안간힘을 쓰게끔 몰려 버렸다. 이 탓에 부채는 이미 위험 수위다. 소상공인들도 빚더미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코로나 한참 전부터 가계부채가 한국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해왔는데, 지금 바로 그 위기에 직면했다. 과거엔 재정이 뒤를 받쳤지만, 이젠 정부 부채가 매년 급증해 화를 더 키운다. 가계·기업·정부 모두 빚에 의존해 사는 국가가 됐다.

소득분배도 오히려 악화됐다. 정부 지원금을 빼고 시장소득만을 기준으로 산출한 5분위 소득배율은 2016년 10.88배에서 2017년 11.27배, 2019년 11.56배로 높아지는 추세다. 소득 격차가 확대되면서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이다. 실제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을 합한 사회 빈곤층은 현 정부 출범 3년 반인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55만 명이나 증가했다. 성장도 다를 게 없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998년 이후 최저치인 -1.1%로 추정된다. 코로나 여파가 컸지만, 성장률은 코로나 이전에도 2017년 3.2%, 2018년 2.9%, 2019년 2.0%로 계속 내리막이었다.

정부가 미래를 준비하지도 않았다. 국민연금 개혁은 진작에 포기했다. 더 내고 덜 받는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인기가 없으니 차기 정부로 공을 넘긴 것이다. 건강보험 개혁은 말할 것도 없다. 인구의 자연 감소라는 초유의 재앙도 현실화했다. 이 짐은 고스란히 지금 청년들이 장차 감당해야 할 부담으로 전가된다. 청년들은 이른바 ‘3포 세대’라며 절망을 외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가 이들의 어깨에 ‘미래 짐’까지 더 얹는 셈이다. 2030세대엔 그야말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나라’가 돼 간다.

그러나 ‘예견된 참사’였다. 이번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란 것은 처음부터 많은 학자가 어느 나라도 채택하지 않았던 소수 좌파 후기 케인스학자들의 공허한 가설이라고 경고해왔던 것을 대부분 기억한다. 폐쇄경제를 전제로 했던 케케묵은 탁상공론이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임금주도성장론에서 임금을 소득으로 바꿔 친노동이란 정체성을 가렸던 것뿐이었다. 100개국 넘는 국가와 교역하는 세계 10위권 개방국가인 한국에서 무모한 경제실험을 강행했으니 이 지경이 된 것이다.

이 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청년들에게 천국을 만들어 줄 것처럼 큰소리쳐 왔다. 그러나 4년째에 접어든 지금 ‘소주성’은 고용파괴·경제파괴라는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국회를 장악한 거대 여당은 매년 급증하는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상법 등 기업규제 3법, 노동 3법 등을 끊임없이 만든다. 이런 악법들은 지금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그 뿌리는 실패한 소주성에 닿는다.

문 대통령 신년사를 봐도 달라질 게 없다. 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니 그렇다. 부동산정책 실패를 시인하고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지만, 공공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국민의 요구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통계 기준을 바꾸고, 일시적으로 반짝 효과를 낸 지표 몇 개를 찾아 내놓는다고 현실을 가리진 못한다. 미래 주역인 청년을 궁지에 모는 것은 국가적 재앙을 부른다. 이미 고용 재앙과 인구 재앙에 직면해 있다.

많이 본 기사 Top5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카카오톡

핫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