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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롤타워 공백’ 삼성… 대규모투자·사업재편 올스톱 위기

권도경 기자 | 2021-01-19 11:25

파기환송심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선고 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기환송심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선고 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수 부재에 임직원들 초비상
“글로벌 경쟁서 자칫하면 낙오
2017년과는 차원 다른 위기”
한국경제 전반 악영향 우려도


“2017년과는 차원이 다른 위기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년 만에 재수감되면서 삼성은 비상경영에 다시 돌입했다. 삼성으로서는 두 번째 겪는 총수 부재 사태지만 임직원들이 체감하는 차이는 상당히 크다. 지난해 10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그룹을 도맡은 실질적 총수인 이 부회장이 수감됐기 때문이다. 삼성은 당분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는 가운데 상당 기간 경영에 차질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수감됐던 2017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삼성은 대규모 투자계획과 사장단 인사가 연기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 부회장이 처음 구속됐던 4년 전처럼 그룹 차원이 아닌 계열사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된다. 삼성을 둘러싼 상황은 2017년보다 악화됐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1차 수감 당시에는 와병 중이긴 했지만, 상징적인 총수인 이 회장이 버티고 있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그룹을 물려받은 실질적 총수가 부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옥중 경영’을 해야 하는 이 부회장의 처지도 좋지 않다. 이 부회장은 옥중에서 상속 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영권 승계 재판도 받아야 한다. 1년 6개월 남짓한 형기를 다 마치더라도 이 부회장은 앞으로 수년간 재판정에 서야 한다.

글로벌 시장은 급변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었던 1차 수감 시기와 달리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복합 악재가 산재해 있다. 삼성이 몇 년 새 주춤하는 사이 글로벌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서 산업 지형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삼성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3~5년 후 생존 여부를 가늠할 M&A와 사업구조 개편 등 굵직한 현안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 특유의 스피드 경영과 초격차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손욱 전 삼성종합기술원장은 “분초 단위로 글로벌 경쟁을 하는 기업에 한두 달이라는 시간은 엄청나게 크다”고 말했다.

손 전 원장은 “삼성의 반도체 사업은 과거 투자의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 ‘숲(반도체 사업)’이 노화되면 새로운 수종을 심어야 하는데 총수가 없는 상태에서 뭘 심어야 할지 정하는 게 쉽겠느냐”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쟁에서 자칫 낙오되면 전 세계에서 삼성이 차지하는 지위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재계도 삼성 총수 부재 사태가 개별 기업의 위기가 아닌 한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권도경·장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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