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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여담]

與 열두 이무기

기사입력 | 2021-01-18 11:21

이도운 논설위원

새해 들어 여권의 대통령 후보군이 넓어지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점차 하락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양강 구도가 무너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우선 정세균 국무총리·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 대표를 대체할 제3 후보로 거명된다. 물밑에서는 더 활발한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물론 아직 지지율이 미약한 정 총리·임 전 실장도 안심이 안 되고, 이 지사에게는 절대 권력을 못 넘겨주겠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친문 강경 세력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1·2심 판사의 판결이야 어쩔 수 없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에게 ‘막연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대법관들이 법과 양심에 따라 친문의 기대를 저버리는 경우에 대비해 김두관 의원도 몸을 풀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같은 맥락에서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고 한다.

여권 내에서는 아예 대선 후보군을 전국적으로 더 넓혀 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오는 것 같다. 충남의 양승조 지사, 충북의 이시종 지사, 강원도의 이광재 의원 등까지 가담해 경선 붐을 일으켜 보자는 것이다. 특히 충남·북 지사의 출마는 논산에 뿌리가 있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지역에서 견제할 수도 있는 카드라는 명분도 있다. 양 지사는 벌써 주변에 출마 의사를 밝히고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신예 박용진 의원도 명분과 정책을 가다듬고 있다. ‘검찰 개혁’을 위해 희생했다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라고 꿈이 없겠는가. 이렇게만 따져도 12명이다. 여의주를 얻어 등용문(登龍門)을 넘으려는 이무기들의 치열한 경쟁이 임박했다.

무더기 출마는 청와대의 정국 장악 전략이기도 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이인제·이한동·이수성·이홍구·김덕룡·박찬종·최병렬·최형우 등 이른바 9룡(龍)의 대결을 유도해 레임덕을 늦추려 했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은 이인제·한화갑·김근태·정동영·김중권·유종일·노무현 등 7명 후보 경선을 통해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에서 제3 후보를 넘어 실제로 몇 명의 후보가 나올지, 이들이 어떻게 합종연횡할지, 청와대와는 어떤 관계를 유지할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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