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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파괴, 文정부가 만든 官災다

기사입력 | 2021-01-14 11:49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통계청의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가 전년에 비해 21만8000명이나 줄었다. 외환위기로 인해 127만6000명이 줄었던 1998년 이후 가장 큰 감소다. 정권 출범 초부터 ‘일자리 정부’를 내세우면서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일자리 예산을 쏟아부은 문재인 정부를 참으로 무색하게 만든 고용 참사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있겠지만, 이런 고용 참사는 예견됐던 일이 통계로 나타난 것뿐이다.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그동안 일자리를 파괴하는 정책들을 고집해 왔기 때문이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기업 활동이 활발해져야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 고용이 증가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며 출범하면서부터 기업 활동을 옥죄는 수많은 법안과 규제를 만들었다.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통상임금 압박, 법인세 인상,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통한 개별 기업에 대한 간섭, 근로시간 단축 청구권 법제화, 화학물질관리법과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강화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줄어들어 일자리가 사라졌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앞으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란 점이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통과된 기업 규제 3법(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에 관한 법률 제정안), 올 초에 통과된 중대재해처벌법, 그리고 최근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가 언급한 이익공유제 등은 기업 활동을 더 위축시킬 것이다.

정권 초에 보여줬던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은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그대로 반영됐다. 현 정부는 일자리 창출의 원천인 기업 활동을 억제하고 제한하면서 기업 대신 직접 일자리를 만드는 프로그램들을 시행했다. 그것들을 위해 일자리 예산도 크게 늘렸다. 일자리 예산이 2017년 15조9000억 원, 2019년 21조300억 원, 2020년 25조5000억 원으로 2016년 14조8000억 원보다 74.3%이나 증가했다. 그렇지만 결과는 일자리 감소였다.

정부는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 설령 만든다고 해도 그것은 민간부문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일자리를 희생해서 만들어진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으로부터 세금을 더 거둬들여야 한다. 이 세금이 민간부문에서 사용됐다면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자원이다. 게다가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상당수가 인턴, 아르바이트 성격의 일자리들로서,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다. 정부가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은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2월의 노동시장 동향’에서도 드러난다. 정부의 재원이 바닥나 희망근로사업이 끝나면서 30만 개 규모의 일자리가 없어졌고, 12월 고용보험 가입자 역시 전월에 비해 40%가량 줄었다.

기업 활동을 옥죄는 조치들을 하면서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면 국정 책임자들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고, 만약 알고도 그랬다면 경제를 망가뜨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말로 일자리를 만들고 고용을 증대시키고 싶다면, 기업 활동을 억제하고 제한해온 각종 조치를 폐기하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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