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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억 쏟아붓고도…‘제로페이’ 실적, 목표대비 4%

권승현 기자 | 2021-01-14 11:47

서울시 작년 17조601억 목표
실제 이용액 7438억에 그쳐
비대면 결제 증가 불구 미흡

실적 76%는 재난지원금 사용
‘관제 페이’ 오명 못 벗어나
시의회도 “유인체계 부족해”


서울시가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총 195억 원을 제로페이 활성화에 쏟아부었지만, 여전히 실적은 목표 대비 4.4%에 그쳐 정책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로페이는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역점 사업으로 꼽히는 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결제 트렌드가 강화됐음에도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를 끌어들일 수 있도록 유인책을 발굴해야 한다는 제언과 동시에, 애초에 시장(市場)이 수행해야 할 역할에 관(官)이 무리하게 끼어든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의 제로페이를 이용한 신용카드 결제 실적은 7438억 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540억 원) 13.8배 늘어난 실적이지만, 여전히 도입 초기 세워진 목표 금액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시는 서울 지역 신용카드 사용액(284조 원)의 3%인 8조5300억 원을 2019년 목표로, 6%인 17조601억 원을 2020년 목표로 삼았었다. 이에 대해 시는 “애초에 지나치게 공격적인 목표를 잡은 결과”라며 “아직 제도 정착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제로페이는 여전히 ‘관제페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제로페이 실적의 76.6%는 긴급재난지원금과 서울사랑상품권 관련 결제액(5700억 원)이 차지했다. 실제로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도입된 지난해 4월을 기점으로 전국 단위 결제금액은 매월 수백억 원대에서 1000억 원대 단위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애초에 민간 시장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무리하게 끼어들 때부터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해 8월 “시장에 이미 여러 형태의 결제시스템이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 직접 들어간 것”이라며 “예상했던 대로 거의 유명무실해지고 국고만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이 이미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정부가 굳이 뛰어든 꼴”이라고 지적했다.

사용자를 늘릴 수 있는 효과적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시의회는 “소상공인 지원이나 혜택은 사용자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며 “제로페이 결제가 카드결제보다 편리하거나 유용하지 않다는 점에서 소비자 유인체계가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싱크탱크 ‘서울연구원’은 △소상공인에 대한 집중 포기 △멤버십 제도 △영수증 복권제도 △제로페이 전용 계좌 △예산을 쓰지 않는 제로페이 혜택 제공방안 등을 제안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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