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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강행 ‘거꾸로 정책수립’ 감사… 野 “외압 실체 밝혀야”

김유진 기자 | 2021-01-14 12:06

- 감사원, 2주간 산업부 감사

2017년 ‘하위’전력계획 확정뒤
2019년 ‘상위’에너지계획 수정
절차 위법 땐 탈원전 정책 흔들

전문가 “통치행위로 못 넘어가”


감사원이 지난 11일부터 문재인 정부 탈(脫)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수립한 절차가 적법했는지 들여다보는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하위 계획인 문 정부의 8차 전력계획이 에너지 분야 최상위 계획인 ‘제2차 에기본’을 바꾸지 않은 채 수립된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 및 정책 수립이 ‘역진’한 경위와 이 과정에서 윗선 개입 등 외압 여부를 확인하는 것에 감사가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감사원이 월성1호기 원전 폐쇄 과정의 경제성에 대한 감사에 이어 탈원전 정책수립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며 이 감사 결과가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감사원은 지난 11일부터 2주간 일정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 등을 상대로 서면 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 대상에는 3차 에기본을 비롯해 2017년 10월 발표된 에너지 전환 로드맵, 같은 해 12월에 나온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정책수립에 자문한 워킹그룹(전문가 집단) 구성 등이 두루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감사는 2019년 6월 3차 에기본이 발표된 직후 정갑윤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울산시민 547명의 동의를 받아 청구해 시작됐다.

야권과 전문가들은 적법한 과정을 거쳐서는 여권의 입맛에 맞는 탈원전 정책을 수립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원전 비중을 낮추고 탈원전을 추진하는 절차를 ‘거꾸로’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2014년 1월 원전 비중을 29%로 확정한 2차 에기본을 문 정부가 수정하지 않고 취임 첫해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채택했다. 곧이어 같은 해 12월 에기본에 근거해 수립해야 할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전 비중을 확 낮췄는데 이 자체가 에기본 수정 과정에서 드러날 탈원전 정책의 ‘허점’과 ‘문제점’에 대한 지적 등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도 나온다. 야권에서는 이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을 수 있다며 그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탈원전 정책이 대통령의 ‘통치 행위’라고 반박했지만, 감사원이 착수한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감사 결과에서 위법성이 드러나면 이 같은 여권의 논리도 힘을 잃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병선 서울대 명예교수는 “여권은 탈원전이 문 대통령의 선거공약이었으므로 통치행위로 보아 적법절차를 거쳐야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지만, 이는 설득력이 없다”며 “국정을 책임지기 전 선거전략 차원에서 제시한 공약과 실제로 국정의 최고책임자가 돼 다루는 정책을 같은 저울에 달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유진·민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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