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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마지막 해’ 징크스 피할 수 있을까

기사입력 | 2021-01-12 11:39

김재한 한림대 교수·정치학

대통령 5년 임기 일정한 패턴
초기 지지 높을수록 末期 험난
兩金만 퇴임 후 고초 겪지 않아

文 지지율 역대 同期 범주 이내
정권 비리 여부가 결정적 변수
검찰과 공수처가 덮을지 관심


새해 벽두의 단골 화두는 미래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진행형이며, 또 주린이(주식투자 초보자)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주식투자에 나서면서 주가 변동에 대해서도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 전망의 단골 소재는 과거 데이터다. 일봉, 주봉, 월봉, 이평선(이동평균선), 지지선, 저항선, 미분값, 재생산지수 등은 과거 데이터로 미래를 전망해보려는 용어들의 예다.

올해는 5년 단임 대통령의 마지막 연차 임기가 시작하는 해이기도 하다. 차기 대통령 선거일이 14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반도 남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아직도 임기가 1년 넘게 남아 있다는 사람도 있다. 대통령의 5년 차 임기에 대한 전망은 과거 데이터에 이평선, 미분값, 재생산지수 등을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제시될 수 있다.

첫째, 대한민국 단임제 대통령들의 직무 수행 지지도는 대체로 임기 초 높게 시작해서 한 주 지날 때마다 평균 0.2%포인트씩 줄어 임기 말 낮은 수치로 끝난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도는 현재 3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대통령 지지도는 당선일로부터의 경과 기간 기준으로 비교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문 대통령 지지도의 비교 대상은 전임 대통령들의 임기 4년 차 2분기다. 전임 대통령들의 당시 지지도는 김영삼 41%, 이명박 39%, 박근혜 33%, 김대중 29%, 노무현 20%였으니, 문 대통령의 현재 지지도는 과거 데이터의 범주에 속한다.

둘째, 임기 초에 매우 높은 지지도를 가졌던 대통령일수록 임기 말에 지지도 위기를 겪는다. 예컨대, 김영삼 대통령은 임기 초(1년 차 2∼3분기) 지지도가 83%였는데 임기 말(5년 차 4분기)에는 6%로 무려 77%포인트라는 가장 큰 등락을 보인 사례를 남겼다. 높은 기대 수준이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또는 산이 높으면 골짜기가 깊기 때문일 수도 있다. 문 대통령 임기 초·중반의 높은 지지도를 고려하면 임기 말 지지도 하락은 이례적인 현상이 아닐 것이다.

셋째, 제6공화국의 역대 대통령은 대부분 임기 종료 1년 전 무렵에 최측근 비리 사건이 표면화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도는 20%대를 기록했다. 검찰 및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에 대한 이번 정권의 무리한 개입은 정권 관련 비리의 조사와 공개를 막으려는 목적에서라는 것이 야권 등 다수의 해석이다. 집권세력의 의혹을 둘러싼 향방이 임기 말 정국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넷째, 전임 대통령에 대한 처벌·사면 문제는 처벌 대상 아니면 사면 주체로서 모든 대통령이 관련됐다. 정권 연장에 성공한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차기의 신(新)여권 또는 정권 교체 후의 차차기 정부에서 처벌받기도 했다. 지금 정부에서는 이명박·박근혜 두 전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최근 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바 있다.

끝으로, 5년 단임 대통령 가운데 4인(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은 임기 5년 차에 여당에서 탈당했다. 탈당 직후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도는 2∼8%포인트 올랐다. 반면에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은 탈당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이 탈당한다는 전망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대부분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경우 아니면 임기를 채웠더라도 퇴임 후에 법적 처벌을 받았거나 검찰 조사 중 죽음을 맞이했다. 예외가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다. 전임 대통령들의 사면을 주도했고 또 임기 말 여당에서 탈당한 사례다. 김영삼·김대중 전임 대통령이 퇴임 후 고초를 겪지 않은 이유가 상대 진영을 포용해서 그런 것인지, 또 노무현 전임 대통령의 불행이 자기 진영의 지지를 받지 못해서 그런 것인지는 헤아려보면 알 것이다.

문 대통령의 취임사에 등장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라는 구절은 임기 초 좋은 의미로 통용되다가 지금에는 나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퇴임 대통령의 행복은 문 대통령이 정말 바라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의 주요 구성요소일 것이다. 대통령 임기 5년 차의 행보는 국가뿐 아니라 대통령 개인에게도 새로운 분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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