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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웅 변호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청구가 문재인 대통령 말대로 “혼란스러운 정국으로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다. 그런데도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는 대통령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 검사징계법에 따른 징계위원회 결정이 이를 해결할까? 혼란스러운 정국을 안정시킬까?

그러기에는 지금까지 절차가 많은 하자를 지니며, 징계 사유도 ‘불합리하고 불충분’하다.(장영수, “尹 징계 강행해도 ‘집행정지’ 불가피”, 문화일보 12월 3일 자)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래로 이 문제로 인해 정치적 진영의 대립과 국민적 분열이 극심해졌다. 대통령도, 법률의 절차도 이 정국 혼란을 해결할 수 없다면 이제 헌법재판소가 나서야 한다.

추 장관이 절차적 하자와 애매한 징계 사유를 감수하고라도 윤 총장을 징계 청구한 것은 바로 아래의 검사징계법 때문이다. 추 장관은, 자신은 징계위원회 사건심의에서 배제되지만(검사징계법 제17조 제2항), 법무부 장관이 징계위원 다수를 지명하므로(제5조 제2항 제2·3호), 윤 총장 해임 결정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봤을 것이다. 추 장관은 ‘법무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직무집행정지를 명할 수 있으므로(제8조 제2항), 직무집행정지는 ‘거저먹기’라고 봤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정국 혼란의 중심에 검사징계법 조항이 자리 잡고 있다. 마침 그 조항에 대해 헌법소원과 가처분신청이 제기됐다.

그런데 ‘거저먹기’는 행정법원이 ‘재량행위 일탈·남용’을 적용, 판결함으로써 물거품이 됐다. 이제는 헌재(憲裁)가 ‘따 놓은 당상’을 판단해 줄 차례다. 헌재의 결정이 없으면 이 정국 혼란은 핵심 이슈에 대한 유권 판단 없이, 정치적 파도에만 휩쓸리게 될 것이다.

헌재가 이 문제를 적기에 판단할 시점은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결정 전까지다. 그 시점이 지나면 가처분신청은 의미가 반감되며, 본안 결정은 윤 총장 임기 후에는 별 의미가 없다.

이 사건이 어떤 정치성을 지니는지, 어떤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지 재판관들은 고려할 것이다. ‘정치의 사법화’가 우려될 수도 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의 존재 의미는 ‘헌법적 정의(constitutional justice)’의 실현에 있다. 의회주의와 다수결 원칙도 헌법 가치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 법치주의는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법의 내용이 인권과 정의에 맞아야 하는 ‘실질적 법치주의’여야 한다.(헌재 2011. 2. 24. 2009헌바33등) 이 점에서 이 사안은 헌재가 전면에 나설 충분한 동기가 있다.

징계위원회의 본성은 ‘공정성’이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징계 청구하면 사건심의에서 배제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검사징계법이 징계 혐의자에게 기피신청권을 주는 것도 ‘징계 결정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을 피하기 위함이다.(제17조 제3항) 그렇다면 법무부 장관이 5인 징계위원을 지명하는 것은, 윤 총장에게 ‘공정성’을 보장하는가? 그런 위원 구성 방식으로 검찰총장을 해임한다면 공무담임권의 부당한 박탈이 아닌가? 그것이 ‘합리적이고 정당한 법률’에 따른 국가작용을 요구하는 ‘적법절차의 원칙’(헌재 2001. 11. 29. 2001헌바41)에 맞는가?

검사징계법 가처분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