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중개업체 운영 일당 기소
범행 통해 195억 불법 수익
600억 상당 피해 회복 안돼

보험상품 투자를 빙자해 피해자 1700여 명에게서 투자금 명목으로 12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받아 챙긴 사기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금융감독원의 수사의뢰 후 6일 만에 압수수색, 20여 일 만에 주범을 구속하는 등 신속한 수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동부지검 공정거래·경제범죄전담부(부장 김형주)는 보험중개업체 대표 A(43) 씨와 업체 공동설립자 겸 영업총괄 B(46) 씨, 공동설립자 겸 재무담당 본부장인 C(43) 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과 사기 및 유사수신 행위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전략본부장 D(44)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피해자들에게 “투자금을 받아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필수 유지 기간(12~24개월)이 지나면 보험을 해지하고, 원리금과 보험사로부터 받는 보험중개수수료 일부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피해자 1751명으로부터 약 1270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과 경찰 조사에서 A 씨 일당은 이 같은 범행을 통해 195억 원에 달하는 불법 수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이 얻은 추가 수익을 찾고 있으며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195억 원의 범죄수익에 대해서는 재판에서 추징금으로 구형할 예정이다.

A 씨 등은 당초 피해자들에게 약속한 것과 달리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선순위 투자금 돌려막기, 주식투자, 해외 사업운영, 소속 보험설계사들에 대한 보상(해외여행 경비 등)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피해자들로부터 받아낸 1270억 원 가운데 아직까지 약 600억 원 상당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검찰은 A 씨 등이 지난 10년 동안 여러 개의 보험중개업체를 운영하면서 계획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필수 유지 기간 후 보험회사로부터 보험중개수수료 및 중도해지 환급금을 지급받아 애초 납입된 보험료의 원리금을 웃도는 금액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보험사의 재정 부실을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올해 7월 금감원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송파경찰서는 사건을 접수한 후 보험중개업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에 나섰고 A 씨를 구속한 뒤 80여 개 이상의 계좌를 추적해 B 씨와 C 씨를 추가로 구속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