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최재성 수석 방문 중재
사업 취지에 공감 표했다”
‘까치온’ 놓고 대립하던 양 기관
법령 개정 등 협력하기로

공공 와이파이(까치온) 사업을 놓고 거세게 대립했던 서울시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청와대의 직접 중재로 사업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이날 양 기관은 앞으로 주요 도로와 광장, 공원, 전통시장, 버스 등에 공공 와이파이 체계를 촘촘히 구축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행정·입법보완에도 공동으로 힘쓴다는 취지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더불어민주당 총선 1호 공약인 공공 와이파이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문화일보 10월 26일자 12면 참조)

김우영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27일 오후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직접 서울시청을 찾아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을 만난 데 이어 다음 날에는 청와대 비서관이 방문해 공공 와이파이 사업 취지에 공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당시 청와대에서는 ‘매우 중요한 국민의 데이터 권(權) 문제와 관련해 부처 간 잡음이 나는 건 곤란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앞으로 중재 방안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의 대화가 오갔고 결과적으로 좋은 결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청와대는 서울시의 공공 와이파이 사업과 관련해 말을 아껴왔다. 그러나 통신 관련 주무기관인 과기정통부가 서울시 사업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이라며 형사고발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자 직접 중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최 수석과 청와대 관계자가 다녀간 뒤 지난 29일 오후에는 서울시와 과기정통부 실무자 등이 공공 와이파이 사업의 원만한 추진을 합의하는 회의를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양측은 시의 공공 와이파이 사업을 놓고 국민의 통신기본권 보장과 미래 스마트시티 기반 인프라를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전언이다. 아울러 전기통신사업법과 해당 사업이 일부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는 과기정통부의 지적을 감안해 향후 관련 법령 제·개정에 대해서도 방향을 잡고 원만히 추진키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국회에도 협조를 구해 의원입법을 통한 입법보완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청와대가 사실상 서울시 입장에 손을 들어주면서 공공 와이파이 사업 추진에 힘이 실리게 됐다. 서울에서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경우 빠른 시일 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당장 다음 달 1일 예정된 시범사업을 정상적으로 실시하고 일정 준비 기간을 거쳐 서울시 산하 서울디지털재단으로 관련 서비스를 위탁하기로 과기정통부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