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 보도서 주장
“미안하다” 35일만에 돌변

북한이 지난 9월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 씨 피격·사망 사건과 관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미안하다’는 입장을 뒤엎고 “불행한 사건을 초래한 남측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고 30일 밝혔다. 사건 발생 3일 만에 통지문을 통해 유감을 표명했던 북한이 35일 만에 입장을 바꿨지만 정부가 이날 ‘소통 우선’이란 원론적 태도만 강조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이 씨 피격 사건을 “남조선 전역을 휩쓰는 악성 바이러스로 인해 어느 때보다 위험천만한 시기에 예민한 열점 수역에서 자기 측 주민을 제대로 관리·통제하지 못해 일어난 사건”이라고 규정한 뒤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이번 보도에서 시종일관 피격·시신 훼손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며 “남측 주민이 어떤 의도로 우리 측 수역에 불법 침입하였는지도 모르고 단속에까지 즉각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상 근무를 수행하는 군인들이 어떻게 대응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 씨 피격·사망에 대한 책임은 뒤로하고 “‘국민의힘’을 비롯한 남조선의 보수 세력들은 계속 ‘만행’이니 ‘인권유린’이니 하고 동족을 마구 헐뜯는 데 피눈이 돼 날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북한의 사실 규명과 해결을 위한 노력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며 “군 통신선의 우선 연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철순·정충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