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토트넘, 유로파 벨기에 원정 0-1… SON, 교체 출전 45분 활약

선발 출전한 베일 부진 이어져
“조용한 베일, 열심히 뛴 SON”
친정 복귀 후 공격포인트 ‘0’
‘KBS 삼각편대’ 제역할 못해

모리뉴 “선발 11명 모두 엉망
앞으로 내 선택은 쉬워질 것”

개러스 베일(31·사진)은 ‘계륵’.

베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 컴백했다. 베일은 토트넘에서 2013년까지 6시즌 동안 머물며 203경기에 출장해 55득점을 올렸고, 당시 역대 최고 이적료인 1억 유로(1330억 원)에 스페인의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로 옮겼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올해 1년간 임대돼 ‘친정’으로 돌아왔다.

베일이 토트넘에 합류하면서 손흥민(S)과 케인(K), 그리고 베일(B)이 강력한 삼각편대, ‘K-B-S’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나니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베일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30일 오전(한국시간) 벨기에 안트베르펀의 보사윌스타디온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J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로열 앤트워프(벨기에)에 0-1로 패했다. 원정경기였지만, 토트넘의 전력이 훨씬 우세하기에 무척 아쉬운 패배. 올 시즌 최상, 최강의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는 손흥민과 케인은 선발에서 제외됐다. 조제 모리뉴 감독은 1진이 아니더라도 앤트워프를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고, 베일을 선발로 내보냈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과는 정반대. 토트넘은 J조에서 앤트워프(2승)에 이어 2위(1승 1패)가 됐다.

베일은 지난 23일 1차전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선발 출장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1위(8골) 손흥민, 도움 1위 해리 케인(8도움)은 벤치에 앉았다. 2선 공격수로 손흥민과 포지션이 겹치는 베일은 그러나 후반 18분 교체될 때까지 2차례 슈팅에 그쳤다. 모리뉴 감독은 베일을 포함해, 공격진 4명을 후반전에선 뺐다. 베일은 올 시즌 2차례 선발을 포함해 3경기에 출장했지만 공격포인트는 없다.

베일의 경기력이 바닥인 탓에 K-B-S 라인은 ‘휴업’ 상태다. 케인, 손흥민, 베일이 함께한 건 8분뿐이다. 베일은 특히 지난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EPL 경기에 3-0으로 앞선 후반 27분 교체 투입됐는데, 토트넘은 후반 37분부터 내리 3실점 하며 3-3으로 비겼고 베일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토트넘은 전반 29분 골을 허용했다. 최근 4경기 연속 득점을 올린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됐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하지만 토트넘 내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손흥민은 투입 직후부터 활발하게 움직였고 후반 17분엔 문전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공이 수비수 발에 맞고 나왔다. 손흥민은 후반 45분 페널티지점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지만 이번에도 수비수 발에 막혔다.

손흥민과 베일에 대한 평가는 상반됐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6, 베일에겐 팀 내 최저인 4를 부여했다. 풋볼런던은 “베일은 매우 조용했고 경기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손흥민은 변함없이 열심히 뛰었다”고 평가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7, 베일에겐 5를 책정했다.

베일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지네딘 지단 감독과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고,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골프를 즐겨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 시즌엔 20경기 출전, 3득점에 그쳤다. 토트넘으로 옮긴 뒤에도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해 뒷전으로 밀려날 처지다. 모리뉴 감독은 패배 직후 “(전반전을 마치고 선발) 11명을 모두 바꾸고 싶었다”면서 “(오늘 이후) 앞으로 내 선택은 매우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선발진, 특히 베일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뜻. 그렇다면 손흥민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모리뉴 감독은 SNS에 굳은 표정의 사진과 함께 “좋지 않은 경기력은 나쁜 결과를 얻기 마련”이라며 “내일 훈련은 오전 11시부터”라는 글을 올렸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