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 LG화학 제공

‘언택트 경제’의 명암
‘집콕族’ 증가로 ‘배송’ 호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Untact·비대면) 경제가 일상화되자 화학업계가 호황을 맞았다. 마스크와 의료용품 등 사용이 늘면서 주요 원자재 가격도 함께 올라 연일 매출 신기록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3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마스크·의료용품·일회용품 사용 증가에 따라 매출이 늘어나면서 하반기 ‘어닝 서프라이즈’까지 기대하고 있다. 마스크 필터의 원료인 폴리프로필렌(PP)과 의료용 장갑 재료로 사용되는 NB라텍스와 손 세정제와 연관이 있는 아세톤 등 코로나19 관련 화학제품 수요와 매출이 늘면서 업계 실적도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먼저 LG화학은 올 3분기 매출 7조5073억 원, 영업이익 9021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8%, 158.7% 증가했다.

한화솔루션도 이 같은 이유에서 3분기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2조2327억 원, 1927억 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8.5%, 영업이익은 26.3%가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력 제품 가격 상승으로 추정치를 넘어서는 실적이 나올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배송 업계도 호황을 맞았다. 외출을 삼가고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제품과 음식 등에 대한 배달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에서 배달 음식 거래액은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기준 8조657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3.6% 늘었다. 이 같은 상황 변화에 세븐일레븐과 CU 등 편의점도 배달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또 다른 현상으로는 재택근무의 증가로 화상 회의에 필요한 노트북이나 카메라 구매도 늘었으며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가구와 가전, 인테리어 제품도 판매가 늘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면서 정신의학과를 찾는 경우도 늘었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 구매를 위해 약국을 방문하는 사람도 늘어났다. 성형외과의 경우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김에’ 성형을 하는 사람들로 의외의 호재를 맞았다.

반면, 항공업계와 여행업체는 코로나19로 인한 직격탄을 피해가지 못했다. 저비용항공사 이스타항공은 존폐 위기에 빠지면서 지난 14일 605명의 직원을 정리해고 했다. 여행 업계 1위인 하나투어는 지난 6월 창사 이후 첫 무급휴직을 실시했고, NHN여행박사는 전체 직원 260명 중 10명을 제외한 나머지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김온유 기자 kimon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