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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했습니다]

중고 의류 거래하다 연애 시작

기사입력 | 2020-10-27 11:41

▲박종원(38)·박영흔(여·38) 부부

우리 부부는 흔한 소개팅이나 모임이 아니라 중고 거래사이트를 통해 2017년 1월 처음 만났습니다. 제(영흔)가 한번 입고 안 입는 보드의류를 중고거래사이트에 올려놓았는데, 옷을 구매하러 온 사람이 바로 스노보드 강사인 남편(종원)이었습니다. 거래 당일 약속 시각이 한참 지나 나타난 남편은 1만 원짜리 옷을 사면서 5만 원권을 내밀었고 결국 둘 다 잔돈이 없어 지인이 돈을 가져올 때까지 추운 날 스키장 입구에서 덜덜 떨며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다지 좋지 않은 첫 만남에 다시 볼일 없겠다 싶었던 우리는 생각보다 빨리 재회했습니다. 당시 남편은 휴직 중이어서 매일 스키장에서 살았고 저 역시 계획에 없던 휴가가 생기는 바람에 2주 동안 스노보드를 타게 됐습니다. 평일이라 함께 탈 친구가 없던 우리는 심심하던 차에 같이 스노보드를 타며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따라 저는 퇴근이 늦어져 예약해뒀던 스키장행 셔틀버스를 놓쳤고, 남편이 왕복 6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데리러 오면서 본격 연애가 시작됐습니다. 비혼까지는 아니지만, 딱히 결혼 생각이 없던 우리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나면서 결혼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성격상 억지 미소에 뻔한 웨딩 촬영은 둘 다 싫었던 터라 스키장에서 스냅사진을 찍었습니다. 프러포즈는 남편이 사다리차를 타고 신혼집 창문으로 꽃다발을 건네며 했고, 2018년 가을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도, 생활습관도, 자라온 환경도 정반대인 우리는 결혼 후 엄청나게 싸웠습니다. 하다못해 서로 응원하는 야구팀까지 달라 두 팀이 맞붙는 날이면 신경전이 벌어지곤 합니다. 하지만 조금씩 양보하며 서로의 톱니바퀴를 맞춰가고 있습니다. 살면서 음악공연을 거의 본 적 없는 남편은 클래식 연주자인 저 때문에 매년 몇 차례씩 음악회를 찾다 이제는 공연 기획에 조언을 해주는 조력자가 됐습니다. 저는 겨울이면 스노보드 선수로 대회를 준비하는 남편을 위해 아낌없는 응원을 보냅니다.

“예민하고 까칠한 나를 이해해주는 항상 내 편, 앞으로도 친구처럼 유쾌하고 재미나게 살아요.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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