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근 하얼빈역 앞에서 기념촬영한 김월배 하얼빈이공대 교수.

하얼빈의거 111주년 기념식 참석차 한국 온 김월배 하얼빈대 교수

15년간 중국 뤼순·다롄 오가며
친인척 사료·유해발굴 등 전념

“수의전달 사촌동생 안명근선생
헤이룽장성 묻혔지만 유해 유실
대부분 독립운동 헌신 재조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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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사촌동생으로 건국훈장 독립장 서훈자인 안명근 선생 유해 봉환 사업과 ‘안 의사 유해발굴 백서 발간’을 추진했으면 합니다.”

26일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하얼빈(哈爾濱) 의거 111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고국을 방문한 김월배(53) 하얼빈 이공대학 교수는 “하얼빈에 자취가 남아 있는 안 의사 친인척 및 후손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달라”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안 의사 유해찾기 중국지부장인 김 교수는 하얼빈에서 6년간 근무하고, 안 의사가 처형당한 뤼순(旅順)과 활동무대 다롄(大連) 등지를 오가며 중국 현지에서 15년간 안 의사 및 친인척 독립운동 사료발굴과 유해발굴 작업에 헌신해왔다.

김 교수는 오는 30일 안 의사 하얼빈 의거 111주년 기념으로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한 ‘안중근, 하얼빈에 역사를 묻다’(걸음 간·작은 사진)를 펴낸다. 김 교수는 일제강점기 최대 독립운동가 집안인 안 의사 친인척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안명근 선생을 비롯해 안 의사 친동생 고 안성녀(부산 중구 천주교 묘역 안장) 여사의 외손녀인 김영금(82) 여사, 안 의사 사촌동생인 안홍근 선생의 3남 안무생 선생 부인 고 ‘차누시아(일명 안노길)’가 바로 그들이다. 특히 안명근 선생은 105인 사건으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10여 년간 복역 후에도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인물이다. 105인 사건은 1911년 조선총독부가 민족해방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데라우치 마사타케 총독의 암살미수사건을 조작해 105인의 독립운동가를 감옥에 가둔 사건이다.

그는 “안명근 선생은 안 의사가 수감된 뤼순감옥으로 직접 면회를 갔고, 안 의사 모친 조마리아 여사가 전해준 안 의사의 수의를 전달했던 인물”이라며 “헤이룽장(黑龍江)성 이란(依蘭)현에서 세상을 떠나 인근에 묻혔지만 유해 발굴지를 찾지 못해 고국으로 반장(返葬)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차누시아는 남편이 광복을 일 년여 앞두고 친일 세력들에게 구타를 당해 요절한 뒤에도 안 씨 가문의 며느리로서 자긍심과 자부심이 대단하며, 헤이룽장성 상지현 천주교 묘지에 안장된 분으로 재조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하얼빈을 무대로 독립운동을 했지만 외국인 묘지에 묻혔다가 멸실된 남자현 선생 유해를 언급하며 “정부가 찾는 노력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의 신간에는 하얼빈시 대극원(우리의 시립국악원)이 1990년대 초 공연한 안중근 오페라 악보를 김 교수가 처음 발굴해 소개된다. 731부대 한국인 마루타로, 옛 소련 공산당 첩보원으로 일제가 기록한 심득룡·고창률(高昌律)을 비롯, 이기수(李基洙), 한성진(韓成鎭), 김성서(金聖瑞) 선생 등도 소개된다. 또 양세창 하얼빈 공대 교수가 제작한 안 의사 동상이 경기 부천 안중근 공원으로 오게 된 건립 비사(秘史) 등도 담겼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