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3의 도시 시카고가 6년 연속 미국 내에서 가장 쥐가 많은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17일 CNN 등에 따르면 미국 방역업체 오킨이 지난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미국 전역 50개 시를 대상으로 설치류 처치 실적을 조사한 결과 시카고는 올해도 1위에 올랐다. 오킨 내 벤 호텔은 “설치류는 음식이나 거처를 냄새로 알아내는 능력이 뛰어난데 시카고는 설치류에게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제공하는 최고의 도시임을 입증한 것”이라면서 “한번 정착하면 급속도로 번식해 개체 수를 늘리는 게 설치류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는 지난 2016년엔 태스크포스까지 출범시키며 ‘쥐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1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카고 다음으로 로스앤젤레스가 2위에 올랐고 뉴욕, 워싱턴DC, 샌프란시스코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라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내 쥐들이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얼마 전 발표됐다. 뉴욕타임스(NYT)가 인용한 일부 도시 병충해 방역 전문가들에 따르면 쥐떼는 배고픔에 서로의 새끼를 잡아먹거나 음식물을 두고 다투고 있다는 것.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5월 홈페이지에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상업 밀집 지구에서 쥐떼가 이용할 수 있는 음식이 감소했다”며 “비정상적이거나 공격적인 쥐떼의 행동과 관련한 서비스 요청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설치류 학자인 바비 코리건 박사는 “뉴욕에서 수백 세대에 걸쳐 밤마다 하수구와 골목에서 식당이 배출하는 음식물 쓰레기에 의존해 온 쥐떼 군락들이 있었다”며 “코로나19 봉쇄령 이후 군락들은 모두 사라졌고 쥐들은 굶주리게 됐다”고 했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