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승부차기 승리 후 기뻐하는 조현우 등 울산 선수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현우 승부차기 선방…울산 ‘동해안 더비’서 포항 제압
전북은 정규리그서 꺾지 못한 성남 격파…구스타보 결승골

2020시즌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치열한 선두 경쟁 중인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가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도 정상을 다툰다.

울산은 2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120분 연장접전 끝에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2017년 사상 첫 FA컵 트로피를 차지했던 울산은 3년 만의 정상 탈환에 한 경기 만을 남겨뒀다. 결승 진출은 1998·2017·2018년에 이어 4번째다.

울산은 이날 앞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성남FC를 1-0으로 따돌린 전북과 결승전에서 ‘현대가(家) 더비’를 펼친다.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승점 2점 차 선두 경쟁을 펼치는 울산과 전북은 나란히 ‘사상 첫 더블’도 노린다.

두 팀의 결승전은 11월 4일 문수축구경기장, 11월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반면 1996·2008·2012·2013년 우승팀으로, 수원 삼성(5회)에 이어 우승 횟수가 두 번째로 많은 포항은 중요한 경기에서 유독 울산에 강한 모습을 보이던 면모를 이번에는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K리그1 정규리그 포항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6골을 퍼부으며 연승했던 울산이 이날은 전반 12분 어이없는 자책골로 초반 위기를 자초했다.

자기 진영 왼쪽 측면에서 김태환이 다소 강하게 공을 띄워 골키퍼 조현우에게 백패스를 시도했는데, 거의 페널티 지역 바깥으로 나와 있던 조현우가 받을 수 없는 각도로 빗나가 버렸다.

조현우가 뒤늦게 뛰어 들어가 발을 뻗어봤지만, 공은 골대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전반 27분 페널티 아크 오른쪽 김인성의 왼발 슛은 포항 강현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는 비욘 존슨의 헤딩슛이 골대를 맞히는 등 불운이 잇따랐다.

후반전을 시작하며 주니오와 윤빛가람 교체 카드로 화력을 끌어올린 울산은 후반 8분 반격에 성공했다.

페널티 아크 뒤편 홍철의 왼발 프리킥을 강현무가 쳐냈으나 페널티 지역 오른쪽 김인성이 견제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위치에서 세컨드 볼을 오른발로 때려 골대에 꽂았다.

후반 20분 주니오의 절묘한 힐킥 땐 포항 골키퍼 강현무가, 후반 37분 일류첸코가 시도한 회심의 헤딩슛에는 울산 골키퍼 조현우가 기막힌 선방쇼를 펼친 가운데 결국 90분 안에는 승부가 가려지지 않았고, 연장전에서도 한 골은 터지지 않았다.

승부차기에서도 두 팀 골키퍼의 ‘불꽃 선방’ 경쟁은 이어졌다.

조현우가 포항의 첫 번째 키커 일류첸코의 슛을 손끝으로 방어하자 강현무는 울산의 세 번째 키커 김인성의 슛을 막아내 응수했다.

김인성의 킥 이전에 강현무가 움직인 것으로 판단돼 선방이 취소됐으나 강현무는 김인성의 재시도조차 몸을 날려 막고 포효했다.

승부차기 3-3에서 양 팀 5번째 키커인 주니오와 팔로세비치는 공을 허공으로 날렸고, 6번째 키커 정승현과 강현무의 슛 때는 다시 골키퍼들의 선방으로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끝나지 않을 것 같던 평행선은 8번째 키커에서 끊겼다.

울산의 홍철이 강현무를 속이는 동작으로 침착하게 성공한 뒤 포항의 송민규가 찬 공은 다시 조현우를 넘지 못하며 3시간 가까운 혈투가 막을 내렸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전북이 전반 10분 만에 나온 ‘브라질 특급’ 구스타보의 결승 골을 끝까지 지켜 성남에 1-0으로 이겼다.

전북은 15년 만의 우승이자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성남은 시민구단 전환 직후 2014년 대회에서 이뤄낸 우승의 영광을 6년 만에 재연해내는 데 실패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성남에 1무 1패로 열세를 보인 전북은 구스타보와 바로우, 두 외국인 공격수를 앞세워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바로우가 왼쪽을 돌파하다가 넣어준 침투 패스를 구스타보가 골 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골망을 흔들었다.

바로우의 일품 패스, 성남 수비수 2명을 뚫는 구스타보의 순간 스피드와 몸싸움 능력, 3박자가 맞아떨어진 골이었다.

성남은 흔들리지 않고 왼쪽의 홍시후와 오른쪽의 이재원을 앞세워 공격에 나섰으나 골에 가까운 장면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전북은 미드필더 손준호를 중심으로 중원을 장악하고 안정적으로 볼 점유율을 높이며 성남의 반격 기회를 사전에 차단하는 한편 추가 골 기회를 노렸다.

전북은 후반 13분 손준호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을 구스타보가 재차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와 아쉬움을 삼켰다.

성남은 후반전 중반 공격수 토미와 공격 전개가 좋은 미드필더 이스칸데로프를 잇따라 투입하며 변화를 모색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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