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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이가 기준인가”… 주먹구구 선별지급에 거센 반발

임대환 기자 | 2020-09-23 11:30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22일 국회 본회의장 전광판에 의원들의 투표 결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4차 추경 통과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된 22일 국회 본회의장 전광판에 의원들의 투표 결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 2차 재난지원금 확정

‘추석前 지급’명분 쫓겨 졸속
심사·선별기준에 곳곳서 불만

“돌봄비, 中은 주고 高는 안줘
도대체 근거가 뭔지 모르겠다”


정부가 23일 소상공인과 특수고용직 등에 대해 6조 원이 넘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추석(10월 1일) 연휴 전에 지급해야 한다는 명분에 쫓겨 심사 및 선별 기준 등을 주먹구구식으로 정하면서 거센 논란과 후폭풍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와 긴급 재정관리점검회의를 잇달아 열고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반영된 긴급 지원금에 대한 지급 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 새희망자금과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아동특별돌봄, 청년특별구직지원 등 6조3000억 원의 자금이 1023만 명에게 추석 연휴 전에 지급된다.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24일부터 특수고용직 근로자와 프리랜서 등을 대상으로 50만 원씩 지급된다.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에게 최대 200만 원을 지원하는 새희망자금도 24일 온라인 신청을 받아 25일부터 집행된다. 아동특별돌봄 지원금 20만 원은 28일부터 집행되고, 저소득·취약계층 대상 청년 특별 구직지원금 50만 원은 29일부터 지급된다.

현장에서는 ‘추석 전 지급’이라는 명분에 맞추려 지급 기준을 면밀히 살피지 않은 영향으로 인해 벌써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원 대상에서 빠진 사람들이나 업종 관계자들은 ‘지급 기준이 뭐냐’며 명확하지 않은 정부의 지급 기준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지원금을 나이나 업종별로 나눠 선별 지원하는 것은 전 국민이 낸 세금으로 충당되는 재정을 사용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소상공인은 “중학생 돌봄비는 주면서 고등학생은 왜 안 주는지, 30∼34세에게는 통신비를 주면서 60∼65세에게는 안 주는 이유나 근거가 불명확하다”며 “이러니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명절을 앞두고 이웃 주민들에게 떡 나눠주듯 재정을 물 쓰듯 쓴 대가는 재정 건전성 악화라는 뼈 아픈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올해 1∼3차 추경을 하면서 지출 구조조정을 ‘마른행주를 쥐어짜듯’ 진행한 영향으로 4차 추경 재원은 대부분 적자 국채(빚)로 충당했다. 4차 추경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국가채무가 차지하는 비율은 43.9%로 껑충 뛰었다. 이마저도 정부의 낙관적인 전망에 기초한 것으로, 실제 올해 국가채무 비율은 45.0%에 육박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긴급고용안정지원금(지원금) 대상자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제대로 지급되기라도 하면 좋겠지만, 1차 지원금도 아직 받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청소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1차 지원금 지급 결정이 완료됐는데, 아직도 돈을 받지 못했다”며 “2차 지원에 앞서, 1차 신청한 사람부터 빨리 지급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지원금 1차분을 지원받은 50만 명에게는 1개월 치 50만 원을 추가 지원하는데, 1차 지원금을 받은 사람들은 이미 심사를 받았기 때문에 별도 신청을 하지 않아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차 지원금을 받는 사이 고용형태가 바뀌거나, 소득감소 여부를 추가 심사하지 않아 부정 수급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추석 전 지급을 위해 대상 선별을 졸속으로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일회성 지원에 대한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에서 음식점을 하는 박수민(43) 씨는 “월세 390만 원에 부가세까지 합치면 임대료가 400만 원이 넘는데, 지난달 300만 원 정도밖에 입금하지 못했다”며 “지원금을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일회성 지원보다는 높은 임대료를 낮춰주는 근본 대책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대환·이정우·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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