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융 지원 대책 보완 건의서 정부·국회에 전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된 자동차업계가 정부에 금융 지원 대책 보완을 건의하고 나섰다.

자동차산업연합회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6개 기관이 채택한 ‘자동차업계 긴급 금융 애로 해소를 위한 건의서’를 정부 부처와 국회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연합회는 최근 주요국 자동차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그동안 누적된 경기 침체로 수요 위축이 장기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협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쌍용차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 감소했다.

특히 상장사 84개사 기준 자동차 부품업계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1.3% 줄었다. 적자 부품업체는 84개 중 49개사로 58.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회는 부품업체들이 납품 후 입금까지 3개월간의 시차가 있어 8월까지 버틸 수 있었지만 이달부터 수출 급감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 연합회는 “자동차산업의 생존과 고용 유지는 향후 2∼3개월 안에 부품업체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정부 금융대책의 보완과 현장 이행 속도 제고를 강력히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64개 자동차 부품사 중 59%가 신용등급 문제 등의 이유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신청이 기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체들은 신용등급 요건을 완화하고 P-CBO 발행 규모를 7000억 원 이상 추가해 달라고 요구했다. 처리 기간도 6주에 달해 적기에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며 기간을 4주로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업체들은 상생협력자금 보증 한도를 운영자금 5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시설자금 100억 원에서 200억 원으로 늘려야 한다면서 해외법인 자산 담보 인정과 무역보험공사 수출 신용보증 한도 확대, 세금 납부 유예기간 연장,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 등을 요구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 회장은 근로자와 노조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정 회장은 “기업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올해 임단협도 우려된다”며 “외국 글로벌 자동차기업은 인력 감축에 나서는 가운데 우리 기업의 노사 갈등과 생산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