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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적폐 根絶이 위안부운동 活路

기사입력 | 2020-09-16 11:40

진창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용 모금액 등 공금에서 1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논란이 됐던 안성쉼터 고가 매입과 길원옥 할머니 정부 지원금 유용 등도 상당 부분 공소장에 범죄 사실로 명시됐다. 윤 의원 개인과 정의연이 한·일 관계에 미친 파장을 고려하면 이번 검찰의 기소는 우리 사회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위안부 문제는 성역화돼 있어 그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기가 힘들었다. 최근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조차 ‘냄새가 난다’며 진영 논리로 몰고 가는 상황을 보면 대일정책에서 피해자 중심주의는 말뿐인 허구라는 생각마저 든다.

우선, 이제라도 정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의연이 위안부 운동의 폐쇄성과 불투명성은 없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정의연의 활동은 위안부 문제를 환기하고 피해자의 입장을 옹호했다는 점에서 그 공적이 인정된다. 그리고 위안부 운동의 특성상 강경 원칙주의를 지향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태도와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 몰입돼 자신도 그 도그마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 윤 의원이나 정의연의 잘잘못을 정확히 짚을 때 위안부 운동은 되살아날 수 있다. 진영 논리로 정치권이 이들의 범죄행위를 감싼다면 위안부 운동은 힘을 잃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도 한국의 도덕적 기준을 의심할 것이다. 더욱이 한국의 도덕적 잣대로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도 어렵다. 정의연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도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데 솔선수범해야 한다.

둘째, 한·일 관계의 과정은 ‘적폐’만 있는 게 아니라 ‘성취’도 있다는 시각이 필요하다. 해방 이후 70여 년 동안 한국은 지금까지 한·일 관계에서 무엇을 어느 정도 이뤘는지,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지에 대해 재점검할 때다. 한·일 양국은 여러 사안에서 격렬히 대립하고 갈등했지만, 타협하고 협력하면서 많은 것을 이뤄냈다. 이런 역사적 과정을 볼 때 반일이 마치 국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인식하는 건 옳지 않다. 상대방을 잘 이해하고 전략적인 사고를 할 때 극일은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반일 강경에만 익숙하면 정책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정말로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한 변화를 원한다면 이용수 할머니가 주장한 것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내가 필요하다.

셋째, 한·일 화해를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도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대일정책에서는 정의연처럼 목소리가 큰 반일 원칙주의자가 많은 영향력을 가졌다.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너무 커 정부의 전략적 선택을 어렵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2015년 위안부 합의를 보더라도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와의 교섭 결과를 정의연(구 정대협)에 상의할 만큼 한국 시민단체에 신경을 썼다. 시민단체가 정부 정책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면서 정책 담당자의 전략적 판단은 약화될 수밖에 없으며, 책임 회피에 급급하는 상황마저 나타났다. 이제는 정부도 시민단체로부터 상대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대일 정책에서 국내정치 위주의 방향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목소리 큰 단체에 끌려다니는 것은 더 큰 문제다. 민간에서 역사 화해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제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시대가 열리면서 한·일 관계에도 대화의 계기가 마련됐다. 지금이라도 대일정책의 문제점에 대한 자성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건설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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