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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포털 알고리즘 본질은 ‘수익 늘리기’

기사입력 | 2020-09-15 11:40

한규섭 서울대 교수·언론학

與 국회의원 카카오 소환 카톡
포털 ‘언론 생태계 파괴’ 비판
정권에 긍정적 기사 다소 부각

全언론사 1/n 취급해 지배력
규모 고려하는 구글과 차이점
정치적 의도보다 광고에 치중


다음카카오가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 여당 국회의원의 ‘카카오 소환’ 카톡 때문이다. 포털과 정치권의 악연은 이명박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광우병 파동’ 당시 시민단체들이 네이버가 정권을 비판하는 댓글을 임의로 삭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진보 진영의 뭇매를 맞았다. 반면, 다음은 아고라 게시판이 이명박 정부 비판의 대표적인 창구로 인식되면서 네이버는 ‘보수’, 다음은 ‘진보’라는 딱지가 붙었다.

이후 뉴스 유통에서의 독점적 지위로 인해 포털들이 언론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규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히,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포털의 기형적인 사업 모델로 인해 영향력 축소 위기를 맞은 보수 신문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엔지니어가 아닌 판사 출신이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의 대표를 맡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것도 이 무렵이다. 양대 포털 모두 경쟁적으로 기자 출신 임직원들을 영입하면서 대관(對官)·대언론 역량도 대폭 강화했다.

네이버와 다음 두 포털의 ‘성향’은 2015년 또 한 번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포털이 단순한 기사 유통을 넘어 ‘배열권’ 행사를 통해 사실상 거대 언론의 영향력을 행사하며 정치적으로도 편향된 ‘악마의 편집’을 한다며 맹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반면, 진보 언론들은 김 대표의 발언을, 총선을 앞둔 ‘포털 길들이기’로 규정하고 맹공격했다. 다음은 물론 네이버도 ‘진보’로 재규정된 시점이다.

이런 역사를 가진 다음카카오가 5년 만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친(親)보수’적 알고리즘을 적용한다는 의심을 받게 된 것이다. ‘아고라’의 다음카카오가 ‘친보수’로 의심받게 될 것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두 포털은 ‘진보’인가 ‘보수’인가?

필자는 지난 2017년, 150여만 건의 기사를 분석해 주요 검색어의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포함될 확률과 메인 뉴스 페이지에 게재될 확률을 분석한 바 있다. 포털의 뉴스 편집 알고리즘을 일종의 리버스 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 해 본 것이다. 이미 3년 이상 지나긴 했으나 진보 성향의 정부가 들어선 지금 다음카카오가 굳이 보수 정부 시절보다 ‘친보수적’ 알고리즘을 적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석 결과, 두 포털의 뉴스 알고리즘에서 특별한 정치적 편향성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우선, 각 언론사 기사의 표본을 추출, 기계학습을 통해 언론사별 논조를 추정한 후 해당 언론사 기사들이 메인 뉴스 페이지에 얼마나 등장하는지 살펴봤다.

네이버와 다음 모두 다른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그 당시 정부 정책에 대해 다른 언론사보다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논조를 보이는 언론사의 기사들이 메인 뉴스 섹션에 게재될 확률이 약간 높았다.

그러나 해당 언론사들이 그 전주(前週)에 받은 평균 ‘좋아요’와 댓글 수를 고려했더니 그 결과가 크게 달라졌다. 네이버의 경우 각 언론사의 기사에 달린 평균 ‘좋아요’ 와 댓글 수를 고려했더니 언론사 논조의 영향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번에 논란이 된 다음은 평균 ‘좋아요’나 댓글 수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친보수’적이 아닌 ‘친진보’적 언론사들의 기사가 게재될 확률이 더 높았다. 하지만 큰 영향은 아니었다.

그 반면, 두 포털 모두 ‘좋아요’와 댓글 수가 해당 언론사 기사가 메인 뉴스 섹션에 게재될 확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색 결과 진보와 보수 구분 없이 주요 언론사가, 광고주들로부터 ‘협박’을 일삼는 ‘유사 언론’으로 지목된 매체들과 동일한 확률로 첫 페이지에 등장했다. 이는 언론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언론사를 ‘n분의 1’화하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기자 수와 매출 규모 등 취재력의 척도들을 고려해 주요 언론사의 기사를 검색 결과의 상단에 우선적으로 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글과의 차이점이다.

결론적으로, 포털들의 알고리즘은 기사 노출도를 높여 광고 수익을 늘리고 언론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적 목적으로 고안된 것으로 보였고, 정치적 의도는 찾기 어려웠다. 왜 이런 포털의 생리를 잘 아는 포털 출신 국회의원이 카카오를 소환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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