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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논단]

아직도 미완성인 통합 물관리 체계

기사입력 | 2020-09-04 11:27

곽결호 前 환경부 장관

물관리는 치수·이수·환경보호의 3면성을 갖는다. △홍수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치수 △생활용수·공업용수·농업용수 공급과 수력발전을 위한 이수 △하천 및 호소의 수생태계, 즉 물 환경보호가 그것이다. 비가 연중 고르게 내리고 하천의 유량 변동이 작다면 이 세 가지 물관리 기능 상호 간에 상충이나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강수량의 편차가 커서 하천 유량의 변동 폭이 매우 큰 우리나라의 하천 유황 특성상 물관리 기능 간 조화를 이루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홍수기에 바다로 흘러가 버리는 강물을 댐에서 너무 적게 가두면 가뭄이 닥칠 때 필요한 수량이 부족해지고 홍수기에 집중적으로 유입되는 홍수량을 댐에서 적절히 잡지 못하고 과도하게 방류하면 유역 범람을 초래하게 된다.

다목적댐은 댐 본체의 안전뿐만 아니라, 홍수량을 조절하기 위해 홍수기가 오기 전에 댐의 수위를 낮추는 홍수기 제한수위부터 최대저수량의 기준이 되는 계획홍수위까지의 홍수 조절 용량을 미리 비워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댐의 방류량을 언제, 얼마로 할 것인지는 기상예보를 기초로 유역 내 실시간으로 내리는 강우량으로 댐으로의 유입량을 산정해서 결정한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로 극한 가뭄과 이상(異常) 홍수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인위적으로는 통제 불가능한 자연재해성 홍수일지라도 댐에서의 비상 방류로 피해를 주게 되면 인재(人災)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지난 8월 용담댐, 섬진강댐, 합천댐의 홍수량 방류로 인한 수해의 원인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공방이 그 사례다.

또한, 4대강 사업으로 홍수 피해가 예방됐는지 가중됐는지를 두고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4대강 사업은 필자가 수자원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대한토목학회 회장을 맡고 있던 2008년에 충분한 사전조사와 연구를 진행한 후 수계 간, 하천구역 간 우선순위를 정해 단계적 추진이 타당하다는 학회의 공식 입장을 정부 당국에 전한 바 있다. 4대강 본류를 가로막는 16개의 대형 보(洑)가 중심이 되는 4대강 사업을 한꺼번에 시행한 바람에 그 득실을 두고 앞으로도 갑론을박이 이어질 수밖에 없음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댐 건설과 상수원보호구역의 개발 규제를 둘러싼 상·하류 지역 간 갈등과 수자원의 용도 간 우선순위를 두고 벌어지는 논란은 정치적·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기도 한다.

국토교통부가 관장하던 수량 업무를 유역 단위로 수량과 수질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도록 2년 전에 환경부로 일원화한 것은 정부의 바람직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물길인 하천의 제방과 그 부속물의 설치 및 관리 업무는 여전히 환경부 소관이 아닌 채로 남아 있다. 하천 안에 흐르는 물은 환경부 소관이지만, 그 물길을 잡아주는 하천 제방은 국가하천·지방하천·소하천별로 그 관리 주체가 다르다. 이 체제에서는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로 홍수기 물관리의 잘잘못을 두고 댐 방류와 하천 제방 관리 주체 간에 시시비비가 다반사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예산의 낭비와 인력의 중복성도 피할 수 없다. 댐과 하천에 관한 관리 기능이 통합돼 권한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여 물에서 얻는 편익을 극대화하고 물 때문에 발생하는 자연재해를 최소화하는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수자원은 주로 여름철의 강우(降雨)로 주기적으로 공급되는 순환자원이다. 수자원은 관리하기에 따라 3면성의 효용성을 집합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다. 국가 차원, 국민적 관점에서 물관리의 막중함과 중요성에 비춰 통합 물관리 체계의 완성은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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