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권언유착’ 논란의 중심에 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7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 ‘권언유착 정황’ 3大 의문점

② MBC 검언유착 보도 직전… 채널A 심사 돌연 재연기
③ 이성윤, 수사팀 의견 묵살… 검언유착 의혹만 집중조사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MBC 보도 이전 채널A 사건에 대해 미리 알지 못했다”는 반박에도 권경애 변호사가 한 위원장과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추가 폭로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도 사실상 ‘권언유착 의혹’ 사건으로 전환되고 있다. 권 변호사의 주장대로라면 한 위원장이 관련 내용을 어떤 경위로, 누구한테 들었는지를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MBC 고위 간부나 정치권 인사 이름이 나올 경우에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 위원장을 둘러싼 핵심 의혹 중 하나는 지난 3월 31일 MBC 보도 직후 권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언급한 이유다. 권 변호사는 전날 한 위원장이 자신에게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을 꼭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가 한 위원장이 해당 보도 내용을 미리 인지했을 거라고 보는 이유다. 만약 한 위원장이 미리 인지했다면 어떻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는지 밝혀져야 한다.

법조계 안팎에선 한 위원장이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였다는 이력 등에 비춰 MBC 고위 간부로부터 보도 전 관련 내용을 전해 들었을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또 권 변호사가 그동안 SNS에서 한 위원장과 함께 사실상 ‘작전’ 세력으로 규명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같은 당 황희석 최고위원 등 범여권 인사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받았을 거라는 의심도 강하게 일고 있다. 황 최고위원은 MBC 보도의 출발이 된 제보자의 변호인이기도 하다. MBC 보도 전인 3월 26일 방송통신위원회가 채널A에 대한 종합편성채널 재승인을 보류한 것도 의문점이다. 한 위원장이 MBC 보도를 미리 인지, 당시 보류 결정에 영향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상임위원 간 논의를 통해 청문 절차와 추가확인·검토 등을 거친 후 (채널A) 재승인 안건을 추후 처리하기로 했던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수사 지휘부가 ‘권언유착 의혹’ 규명이 필요하다는 일선 검사들의 의견 개진에도 이를 묵살하고 ‘검언유착 의혹’에 매달린 배경도 앞으로 규명해야 할 주요 의문점으로 꼽히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해당 사건 수사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않도록 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역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틀 전 “(검언유착 수사 관련) 전문수사자문단 소집 절차를 중단하고, 특임검사급 독립성을 부여해달라”며 대검찰청에 건의했다.

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