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원금은 물론 연 3%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뉴딜펀드’를 만들어 판매하겠다고 나섰다. 최근엔 주식시세 급등으로 주식이나 펀드 수익률이 개선되긴 했지만, 0%대 저금리 시대에 그런 안전한 투자 상품이 출시되면 많은 국민이 매입하려 할 것이다. 다만, 시중 유동성 흡수 등의 순기능을 고려하더라도 부작용이 훨씬 더 크다. 무엇보다 세금으로 원리금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꼼수로 국채를 발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 정부가 쓰고 다음 정부가 상환해야 한다. 불법 소지도 심각하다. 비정상적 방법으로 국민에게 이익을 나눠주는 악성 포퓰리즘 성격도 짙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의 핵심은 2025년까지 디지털·그린 뉴딜 등에 총 160조 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5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소요 자금의 10% 이상을 민간 펀드로 조성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당·정이 검토 중인 조건은 ‘원금 보장+연 3%대 수익률+세제 혜택’이라고 한다. 그러나 수십조 원 규모의 관제 펀드가 판매되면 시장의 효율적 자원 배분을 왜곡하게 된다. 나아가 금융투자 상품의 손실보전 등의 금지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제55조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셈이다. ‘손실보전행위는 증권시장의 본질을 훼손하고 가격 형성의 공정을 왜곡하는 행위로 자기책임 원칙에 반하는 것이어서 사회질서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세제 혜택도 공정 원칙과 거리가 멀다. 뉴딜펀드 투자금 3억 원 이하에서 발생한 수익에는 5% 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인데, 배당소득세 15.4%에 비하면 지나친 특혜다. 3억 원을 넘는 투자에 대해선 분리과세를 한다지만, 그렇더라도 서민보다 자산가 우대 효과는 마찬가지다. 게다가 육성해야 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더 옥죄고 위축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