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로고


통합 검색 입력
전체
사설
시평
시론
포럼
오후여담
[사설]

윤석열 총장이 강조한 ‘法의 지배’ 文-秋-李 경청해야

기사입력 | 2020-08-04 11:40

검찰의 정치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이 심각하게 위협 받는 상황 속에서도 ‘법(法)의 지배’를 강조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윤 총장은 3일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면서 “자유민주주의는 법의 지배를 통해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당연한 원론임에도 국민에게 와 닿는 이유는 문재인 정권의 행태가 이에 역행하고, 정치권력에 빌붙는 일부 내응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윤 총장 임명식 때 “산 권력도 수사하라”고 했지만, 검찰이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를 벌이면서 태도가 돌변했다. 여권은 일제히 윤 총장 사퇴 압박을 했고, 지난 1월 취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민주적 통제’‘검찰 개혁’을 내세워 권력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수사팀을 좌천·해체시켰다. 전(前) 정권 ‘적폐 수사’ 때는 검찰을 치켜세우다가 끝이 나자 토사구팽하고, 위헌적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선거법 개정과 연계시켜 강행하는 폭거도 자행했다. 검찰의 힘을 빼고 ‘정권의 충견(忠犬)’ 노릇을 할 공수처와 경찰로 힘을 분산시켰다. ‘법의 지배’가 아니라, 정권의 뜻대로 국가 사법권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제도를 갖췄다.

더욱이 여당이 총선에 압승한 이후 추 장관과 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노골적으로 윤 총장 고립에 나서고 있다. 울산시장선거 공작 의혹, 윤미향 사태, 추 장관 아들 수사, 여권 인사 연루 의혹의 사모펀드 사건 등 현 정권 핵심과 관련된 사건의 수사가 사실상 이뤄지고 있지 않다. 추 장관은 실체도 없는 ‘검·언 유착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며 15년 만에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까지 행사했다. “법은 다수결 원리로 제정되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집행돼야 한다”는 윤 총장의 주장과 현실은 정반대다. 문 대통령과 추 장관, 이 지검장부터 권력은 영원하지 않음을 알고 더 이상 법치 파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윤 총장과 검찰 역시 정권의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끝까지 법치를 사수해야 할 책임이 막중하다.

많이 본 기사 Top5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 카카오톡

핫클릭 ✓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