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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국정원 無力化할 권력기관 개편안, 뭘 노리나

기사입력 | 2020-07-31 14:53

당·정·청이 30일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 협의안’은 검찰의 권력수사 기능을 형해화(形骸化)하고, 국가정보원의 대공·방첩 기능을 무력화(無力化)하는 심각한 개악(改惡)이다. 권력형 부패 척결, 간첩과 이적 행위 등 반(反)국가 범죄 수사에 가장 유능한 두 기관을 사실상 없애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에서 도대체 무슨 의도인지 이해하기 힘들다. 게다가 ‘수사 분장’ 방안은 범죄와 수사의 실상을 전혀 모르는 인사들의 탁상공론과 같아서 현실적으로 적용되기도 힘들다. 결국 정권이 통제하기 쉬운 경찰을 일단 ‘공룡’으로 만들어 놓고 보자는 의도로 비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립되면 대통령이 국가 사정권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다.

이번 안에 따르면,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설 수 있는 대상은 부패·공직자·경제·선거 등 6대 범죄로 제한되고, 공직자 뇌물 범죄는 ‘4급 이상 공무원’‘뇌물액수 3000만 원 이상’일 때만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공수처가 3급 이상을 수사 대상으로 잡고 있는 만큼 검찰은 4급만 수사하라는 것이다. 공직자 부패 범죄는 수사 단서가 하위공무원에게서 잡혀 높게는 최고위층까지 확대되는 것이 상식인데 급수에 따라 수사 기관을 나누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수사를 하다 보면 액수 증감이 있을 수 있고 상납구조도 파악될 수 있는데 그때마다 수사 기관을 바꾸라는 것은 코미디다. 죄목 역시 수사 과정에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데, 미리 6개 범죄에 한정하라는 것도 황당한 일이다. 마치 대법원 판결문을 미리 보고 수사를 분장하라는 식의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2년 임기가 보장된 윤석열 검찰총장도 문재인 정권의 압박 앞에 무장해제되다시피 했는데, 임기보장도 없고 정치 중립 장치도 없는 경찰청장이 무슨 수로 소신껏 권력 수사를 하겠는가. 신임 김창룡 경찰청장이 문 대통령과 ‘노무현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으로 발탁된 것만 봐도 그렇다. 국정원의 대공 수사권을 넘겨받고 3000여 명의 정보 경찰까지 보유한 경찰의 독주를 누가 제어할 수 있겠나.

그러잖아도 총선 이후 울산시장선거 공작 사건, 윤미향 사건, 각종 펀드 사기 사건 등 검찰이 수사 중인 권력형 비리 의혹 사건들이 줄줄이 좌초되고 있다. 수사팀을 해체하고 인사 보복도 서슴지 않는다. 독재 정권도 엄두 내지 못한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사정·방첩기구마저 무력화한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법치국가일 수 없다. 이번 방안은 백지화하고, 시간을 가지고 신중히 다시 개혁 방안을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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