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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법 갱신거절·거부땐 손배소 ‘시장 패닉’… 학군 좋은 지역은 ‘웃돈 이면계약’ 판칠듯

박정민 기자 | 2020-07-31 11:48

임대인-임차인 관계 ‘두동강’

친인척 이용·주택하자 빌미 등
임차인 내쫓는 꼼수 마련 골몰

주인 재산처분 계획 증명 요청
임대인도 보복대책 공유 나서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을 핵심으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31일부터 전격 시행됨과 동시에 임대인과 임차인 간 법적 소송을 갈 만한 사례가 수두룩하다는 우려가 현실화할 조짐이다. 특히 법적 분쟁의 해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에서 당사자들의 주거불안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애초 내년 후반쯤 입법논의가 시작돼야 할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여당의 밀어붙이기로 전격 시행되면서 시장은 ‘패닉(공황)’ 그 자체다. ‘임대차 3법(전월세 신고제·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 상한제)’이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명분보다 임대인과 임차인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한편, 현실과 맞지 않는 불균형적 계약관계와 규제를 피하기 위한 갖가지 편법으로 인해 소송이 난무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임대차 3법 가운데 가장 법적 분쟁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이 바로 계약갱신청구권제다. 2년 계약 기간이 끝났다고 해도 임차인이 2년을 더 살 것을 주장하면 임대인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이 제도의 골자다. 전세가격 인상 폭도 기존 금액의 5% 이상을 올리지 못하기에 임대인들은 기존 임차인들을 ‘내쫓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됐다. 실제로 주요 부동산 온라인 카페에는 임차인들의 무리한 전세계약 연장을 거부하는 방법 및 임차인을 대하는 요령 등이 공유되고 있다. 임대인들은 거짓으로 계약갱신을 거부할 경우 손해배상소송을 통해 배상해야 한다.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기 위해 친인척을 동원해 신규 계약자로 내세우는 게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다. 일정 기간 임차인의 감시 등을 벗어나고, 이를 당국이 구체적으로 따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 하자를 빌미로 임차인을 내쫓는 방법도 거론된다. 첫 계약 시 다양한 특례조항을 만들거나, 사소한 하자가 발생하면 계약갱신을 하지 않는 데 동의하는 조건을 거는 식의 꼼수다. 일각에는 계약서에 정기적 주택검사 허용을 요구해 임차인들이 이를 감당하지 않을 경우 계약하지 않는 방법 등도 거론된다. 임차인들도 이 같은 집주인들의 공격에 대해 사전에 집주인의 주택매각 등 재산처분 계획을 내용증명을 통해 받는다거나 제도 시행으로 집주인으로부터 쫓겨날 위험이 없기에 주택을 함부로 쓰는 등의 보복 대책을 공유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수요·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전·월세 시장에 정부의 가격통제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교육 여건 등이 좋은 서울 강남지역 등은 돈을 더 줘서라도 전세를 얻겠다는 수요가 항상 존재하기에 어설픈 가격통제를 피한 ‘이면계약’이 성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차 계약 자체가 앞으로는 소송을 전제하고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임대인들의 법 위반도 민사적 해결로만 가능하기에 소송에 묶인 임대인·임차인 모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고, 불법·편법행위도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국토교통부와 법무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임대인과 임차인 간 관계를 보다 균형 잡힌 권리관계로 재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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