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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헌법에 대한 ‘권력의 반란’

기사입력 | 2020-07-31 14:48

이용식 주필

‘국헌 문란’ 내란罪 핵심 요소
삼권분립도 검찰 중립도 흔들
공수처·수도이전은 헌법 경시

文정권 憲法수호 의지 불분명
폭정은 반드시 ‘폭망’으로 귀결
日 민주당 정권 몰락 반면교사


헌법이 위협받고 있다. 건국 이후 남로당, 통혁당, 남민전이나 위헌 정당으로 해산된 통진당 등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허물려는 시도가 속출했지만, 일각에 그쳤다. 그런데 이제 집권 세력 내부에 그런 기류가 확연하다는 점에서 차원이 달라졌다.

삼권분립은 헌정 질서의 핵심인데 거의 무너졌다. 여당 독주 입법부는 행정권력의 꼭두각시임이 연일 확인된다. 민주적 절차도, 야당 존재도 무시한다. 사법권력은 정권 성향 인사들로 채워진 지 오래다. 간신히 버티는 검찰과 감사원을 향해 위헌·불법적 겁박을 계속한다. 추미애 장관의 법무부 산하 개혁위원회는 수사지휘권 박탈 등 검찰총장을 ‘식물화’하는 권고안을 내놨다.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은 국민 기본권 보장과 법 앞의 평등을 위한 핵심 장치인데, 이를 허물고 검찰을 정권 주구로 만드는 길을 내려 한다. 특정 성향·지역 출신들에게 완장을 채워 윤석열 검찰총장에 맞서게 했다. 검찰의 정치 예속 제도화는 중국·북한처럼 사법도 당에 복무하는 인민민주주의 시스템이다.

하나만으로도 대한민국을 절멸시킬 북한 핵무기에 대해 남의 일처럼 대한다. 북한의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해 책임자 처벌과 배상 요구도 하지 않는다. 6·25 전범인 김원봉을 숭상하고, 6·25 구국 영웅인 백선엽은 멸시한다. 대통령이 ‘평등 경제’를 외치고, 사적 자치를 위협할 부동산 규제 입법을 작전하듯 해치운다. 공수처와 수도 이전의 위헌성도 대수롭지 않게 뭉갠다. 헌법상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국가 보위와 헌법 수호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원래 반란은 피지배 세력이 지배 세력에 맞서 기존 질서를 뒤엎으려는 궐기다. 그러나 관점을 권력 아닌 국민으로 바꾸면, 집권 세력이 헌법에서 이탈하는 것도 반란이다. 형법상 내란죄의 핵심을 ‘국헌 문란’으로 규정한 배경이다. 구체적으로는 합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헌법과 법률 기능을 없애거나,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막는 행위 등이다. 이런 측면에서 문 정권은 위험 수위에 도달하고 있다. 권력의 반란에 맞서려면 ‘저항권’이 불가피하다. 개념이 모호하고 헌법에 명문(明文) 규정도 없지만, 전문(前文)에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 계승’을 천명하는 식으로 근거가 마련돼 있다.

문재인 권력은 지금 정점에 있다. 그래서인지 상식과 순리를 거스르는 폭정도 불사한다. 공정·정의·인권을 앞세워 집권했음에도 ‘조국·윤미향·추미애’로 상징되는 행태를 보인다. 그런 위선에 질려 최장집·진중권·안치환 같은 인사들이 등을 돌린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래도 잘못을 시정하기보다 더 큰 뉴스거리로 덮어버리면 국민은 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정점 다음엔 내리막임을 모르거나, 알고도 대비 못 하는 권력이 바보다.

일본 민주당의 급속한 몰락은 반면교사다. 2009년 8월 중의원 선거에서 480석 중 308석을 휩쓰는 압승으로 집권했다. 그러나 친중 정책으로 미·일 동맹이 흔들렸고, 아동수당·무상교육·무상의료·고속도로 무료통행 등 포퓰리즘 공약에 발목을 잡혔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인재였음에도 탈원전을 강행해 엄청난 후유증을 남겼다. 2012년 12월 총선에서 겨우 57석 얻으며 자멸했다.

보수 정권이 탄핵으로 쫓겨난 만큼 진보 정권이 10년은 가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4년 만인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부터 겨뤄볼 만하게 됐다. 물론 여전히 야당은 여당 실패만 바라보는 ‘천수답 야당’ 수준이고 쉽게 바뀔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자연은 진공을 싫어한다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다. 당연히 권력도 포함된다. 여당 공백은 못났더라도 야당이 채울 것이다. 일본 민주당 참패 때, 자민당은 직전 선거에 비해 200만 표 적게 득표했음에도 대승을 거뒀다. 1000만 명 이상 기권한 결과였다.

레임덕은 이상한 현상이 아니고 막을 수도 없다. 과거 권력들은 더 포용적 인사와 정책으로 보완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정반대다. 더 가까운 인사들로 친위대를 구축하려 한다. 강경파가 득세하게 되고, 위헌·불법도 불사하는 ‘권력의 반란’ 현상까지 부르게 된다. 법치가 끝나는 곳이 폭정의 시작이다. 폭정은 더 큰 폭정을 부르고 결국엔 ‘폭망’으로 끝나는 것이 세계사의 법칙이다. 1년 뒤 문 대통령 모습이 궁금하다. 그때까지 대한민국이 얼마나 더 비틀거릴지도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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