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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사장 상대로 한 ‘정진웅 活劇’…이게 검찰 개혁인가

기사입력 | 2020-07-30 11:42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혐의 사건을 수사하는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29일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벌인 ‘활극(活劇) 사태’는 문재인 정권 들어 법치가 어떻게 무너지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공식적 진상은 서울고검이 감찰·수사에 들어간 만큼 차차 드러나겠지만, 양측이 밝힌 경위와 정황, 대처 행태 등을 보면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권력 주변에서는 한 검사장의 업무 방해, 또는 양비론을 거론하지만 전반적으로 일단 정 부장의 ‘독직(瀆職) 폭행’ 혐의가 짙어 보인다.

현직 검사장을 상대로 한 영장 집행이라고 하지만 정 부장은 국가 공권력의 편이고, 한 검사장은 자연인 입장이다. 현직 검사장에게 그렇게 할 정도면 힘 없는 일반 국민을 어떤 식으로 대할지 생각하기도 두렵다. 그런 강압적 행태를 없애는 것이 검찰 개혁의 본질이다. 그런데 정치권력을 등에 업고 날뛰는 사냥개처럼 비쳐서야 되겠는가. 부장검사가 응급실에 누워 찍은 사진을 공개하는 것도 한심한 일이다. 얼마나 다급하면 그랬겠느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정 부장은 한 검사장이 비밀번호를 풀어 데이터를 삭제하는 것으로 알고 휴대전화를 뺏으려다 넘어졌다며 ‘쌍방 폭행’이라고 한다. 비밀번호를 푼다고 금방 데이터를 지울 수 있는가. 더욱이 수사팀이 보고 있던 상황이다. 설사 그렇더라도 포렌식으로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음을 양측이 다 알았을 것이다. 정 부장이 변호인 조력을 방해한 측면도 있다. 지난해 조국 전 장관 집 압수수색 때 검찰은 변호사가 도착하기 전 반나절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24일 수사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이를 대놓고 묵살한 것이다. 그러려면 최소한 납득할 만한 근거라도 국민에 제시해야 했다. 30일 예정된 검찰 인사위원회 직전이라는 시점도 의미가 있다. 정작 인사위원회는 연기됐는데, 차장 승진이 예상됐던 정 부장 문제 때문이라고도 한다. 정 부장은 물론 이성윤 지검장 등 지휘 선상의 책임까지 엄정히 물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현 정권의 검찰 개혁이 권력비리 수사도 원칙대로 하겠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식물’로 만들고, 대신 특정 성향·지역 중심의 검사들을 부추겨 ‘충견’으로 부리겠다는 것임을 자인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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