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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사 밝혔지만… 朴, 수년간 성추행 지속” 고소

김규태 기자 | 2020-07-10 11:38

(서울=연합뉴스) 서울시 관계자들이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유언장을 공개하고 있다. 2020.7.10 (서울=연합뉴스) 서울시 관계자들이 10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유언장을 공개하고 있다. 2020.7.10

- 朴시장 ‘미투’… 어떤 내용인가

警, 고소인 조사뒤 ‘사안 심각’ 판단해 수뇌부 보고

“속옷차림 사진·성희롱성 문자
텔레그램으로 보내고 신체접촉”
고소인, 사직 뒤 정신과 상담


10일 오전 주검으로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 ‘여성 비서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의 ‘미투(Me Too)’ 사건에 휘말린 게 결정적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일 박 시장은 성추행 혐의로 피소당한 직후 시장직 사퇴 등도 고민했지만, 직면하게 될 정치권 퇴출과 법적 심판, 여론의 비판에 큰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박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제기된 고소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할 방침이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시장은 8일 저녁 자신의 성추행 혐의가 담긴 고소장이 서울지방경찰청에 접수된 지 이틀 만인 이날 0시 1분쯤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박 시장은 전날 오전 “몸이 좋지 않다”며 출근하지 않고 공관에 머물렀다가, 오전 10시 44분 공관을 나간 뒤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새벽까지 박 시장을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고소한, 서울시청 소속이었던 전직 비서 A 씨가 조사를 받고 경찰이 사실 확인에 나선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들이다.

이 때문에 수사기관에선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이 성 추문에 따른 심리적 압박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 씨는 변호사와 함께 서울경찰청을 찾아 고소장을 접수하고, 조사에서 2016년 이후 박 시장이 집무실에서 자신의 몸을 만지거나, 집무실 내부에 있는 침실에 들어오길 요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또 퇴근 후에 박 시장이 텔레그램을 통해 본인의 속옷 차림 사진과 성희롱성 문자를 수차례에 걸쳐 보내는 등 음란행위를 요구했다는 내용을 담은 증거도 경찰에 제출했다고 한다. A 씨는 박 시장에게 거듭 거부 의사를 밝혀왔지만,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가 수년간 계속돼 최근 사직한 뒤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사안이 심각하고, 진술이 구체적이어서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시장은 A 씨 고소 사실이 확인된 8일 밤 사태를 수습하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젠더 특보 등 측근들과 모여 대책회의를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의 진솔한 사과, 시장직 사의 등이 거론됐다고 한다.

박 시장은 향후 벌어질 여론의 비난과 법적 책임 등에 큰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년 전 여성 수행 비서를 성폭행한 사실이 밝혀져 대법원에서 3년 6개월형의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여직원을 성추행해 시장직에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모두 정치적 생명이 끝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박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이번 성추행을 둘러싼 진실은 명확하게 밝혀지기 어려울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고소인이 사망할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송치하게 돼 있는 법적 절차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라고 했다.

한편, 박 시장의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부검 진행 여부에 대해선 “유족들과 만나 경위를 파악한 뒤 오후 3∼4시 이후 부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면서도 “유족이 반대하고, 타살 정황이 없으면 부검을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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