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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한인비행학교 ‘개교’ 대서특필한 美신문 원본 공개

이경택 기자 | 2020-07-01 13:12

1920년 4월 27일자 독립신문. 한인비행사 6인이 ‘윌로스’ 비행학교에서 교관으로 일하게 됐다는 내용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국립항공박물관 제공 1920년 4월 27일자 독립신문. 한인비행사 6인이 ‘윌로스’ 비행학교에서 교관으로 일하게 됐다는 내용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국립항공박물관 제공



‘윌로스 데일리 저널’ 오늘 국립항공박물관서 기증식

임정 군무총장 노백린 주도
캘리포니아 윌로스시서 개교

항공역사 밝히는 실증적 자료
공군 효시로 국가문화재 추진


“KOREANS TO HAVE AVIATION FIELD(한국인들이 비행장을 가진다).”

1920년 2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작은 도시 윌로스에서 발행하는 일간신문 ‘윌로스 데일리 저널’은 이런 타이틀로 한인 비행학교의 개교 관련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이후로도 이 신문은 모두 아홉 차례에 걸쳐 한인 비행학교 소식을 실었다. 그리고 같은 해 7월 5일 윌로스 한인 비행학교가 문을 열었다. 비행학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군무총장인 노백린(1875∼1926) 장군과 재미 실업가 김종림 등이 주도해 설립했다. 당시 한인 비행학교를 소개했던 ‘윌로스 데일리 저널’ 원본이 1일 국립항공박물관(관장 최정호)에서 기증식이 이뤄진 후 한국으로 돌아왔다.

“조부께서는 대한제국 시절 일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셨죠. 만약 출세를 의식하고 친일파가 되려 했다면 충분히 그러실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을사늑약으로 군대가 해산하자 고향인 황해도 해주로 낙향하셨고, 임시정부가 출범하자 합류해 일본에 대한 ‘선전포고’를 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비행기가 큰 활약을 했다는 사실을 간파하셨고, 미국 본토로 건너와 교민사회를 돌며 비행학교 설립 자금 모금을 호소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윌로스의 한인 비행학교입니다.” 이날 기증식에 참석한 노 장군의 손자 노영탁(85·광복회 강북구지회장) 씨는 감회어린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윌로스의 데일리 저널’의 기사는 우리나라 항공과 공군의 역사가 100년 전에 시작됐다는 것을 또 한 번 입증해 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대한민국 공군은 공식 홈페이지에 윌로스에서 창설됐던 한인 비행학교가 공군의 효시(嚆矢)라고 명시해 놓고 있다.

데일리저널 원본의 한국행은 ‘중가주(中加州·캘리포니아 중부 샌프란시스코 일대 지역) 한인역사연구회’(회장 김영욱)의 차만재 전 회장이 수집해 보전 중인 것을 1년 전부터 서성훈 국립항공박물관 학예연구관 등 관계자들이 꾸준히 설득해 성사됐다. 윤태석 국립항공박물관 학예연구본부장은 “보존처리를 거쳐 일반에 공개하고 국가 문화재로도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윌로스의 한인 비행학교 교사(校舍) 역시 우리 정부가 조속히 매입해 대한민국 항공사(史)의 기념비적인 장소로 활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고 말했다.

노 씨는 “윌로스 데일리 저널의 기사 내용을 보니 마치 미국의 어느 기자가 조부의 행적을 직접 보고, 제게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감격스럽다”며 “우리 민족이 어려움을 겪을 때 솔선수범해 목숨을 아끼지 않으셨던 조부가 자랑스럽다”고 술회했다.

최정호 국립항공박물관장은 “오늘날 우리 항공산업의 우수성에 국내외 모두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도 그 역사에 대해서는 국민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윌로스 데일리 저널’ 원본은 대한민국 항공역사의 시작을 밝힘과 동시에 이를 증명하고 있다”며 “국립항공박물관도 그 의미를 높이 평가해 한인 비행학교 개교일인 7월 5일에 개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김포국제공항 인근 국립항공박물관에서 1일 열린 기증식에서 중가주한인역사연구회가 박물관에 전달한 2020년 2월 19일자 윌로스 데일리저널(신문) 원본. 국립항공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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