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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두환 시대로 퇴행 국회…暴政 피해는 국민에 돌아간다

기사입력 | 2020-06-30 12:05

안타깝게도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의 모습이 전두환 정권 시절, 멀리는 박정희 정권 시대로 수십 년 퇴행하고 말았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5일 6개 상임위원장에 이어 29일 11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민주당 의원으로 선출한 것은 전두환 정권의 야당 및 민주화 세력 탄압이 극에 달했던 1985년 제12대 국회 이후 처음이다. 또, 국회의장이 야당 의원들을 상임위원회에 강제 배정한 것은 1967년 제7대 국회 이후 처음이다. 박정희 정권은 그 직후 3선개헌을 통해 장기집권과 독재의 길을 닦았다. 176석을 가진 거대 여당으로서 협치와 국민 통합을 위해 여야 합의로 원(院) 구성을 마무리할 기회가 있었지만 결국 힘만 믿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결과다. 103석의 제1야당이 과도한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원 구성 과정을 보면 야당의 실체를 인정하기보다 들러리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견제 없는 권력은 수많은 문제를 낳는다. 벌써 야당이라는 브레이크를 제거한 채 권력이 원하는 대로 폭주하는 폭정(暴政)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35조3000억 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가 각 상임위에서 시작됐지만, 외교통일위원회는 예비심사 64분 만에 정부 원안대로 가결했다. 반시장·반민주 입법도 무더기로 추진 중이다.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안, 남북 철도·주택 사업에 LH 등의 참여 근거가 되는 건설산업기본법·철도산업발전법, 5·18과 세월호 사건에 정부 입장과 다른 견해를 밝히면 처벌하는 역사왜곡금지법, 정규직 전환을 강제할 수 있는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법 등 수두룩하다.

4·27 판문점선언도 국회에서 비준할 계획이라고 한다. 김정은의 북핵 폐기 진정성이 없는 상태에서 판문점선언을 비준한다면 북한은 멋대로 도발하고 우리만 스스로 족쇄를 차고 있는 셈이 될 것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정치적 중립을 위한 최소 장치인 ‘야당의 거부권’을 없애는 입법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공수처의 위헌성, 군소 정당을 끌어들여 연동형 선거법과 짬짜미한 법안이라는 태생적 결함 등을 고려하면 법치주의도 심각한 위협에 처하게 됐다.

이런 1당 국회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예산안 졸속 심의만 봐도 알 수 있다. 다음 대선이나 총선, 어쩌면 내년 4월 부산시장 및 각종 재·보궐 선거에서 새로운 심판이 내려질지 모른다. 그때까지 민주주의 후퇴와 예산 낭비 등의 부작용은 이제 국민이 감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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