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트럼프 마스크 써야”
CDC “수 주간 계속 악화할 것”
펜스는 방역 정책 홍보 열올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60만 명을 넘어서는 등 2차 유행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미국 내에서 책임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민주당과 보건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온적 태도와 조기 경제 정상화 결정을 재확산 원인으로 공격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지키지 않은 시위대 탓이라고 반박했다.

28일 민주당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ABC 인터뷰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이미 오래전에 행해졌어야 할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 모범이 돼야 한다. 진정한 남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시간”이라며 “이것은 삶과 죽음이 걸린 문제로 이 흐름을 다시 뒤집을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톰 프리든 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남부 주들의 환자 증가는 너무 일찍 경제를 재개한 결과로, 수주간 상황이 계속 악화할 것”이라면서 “다음 달에는 최소한 1만5000명의 사망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미국의 천재성 중 하나는 주와 지방이 통제하는 연방주의 원칙으로, 이 접근법이 없었다면 뉴욕시와 미시간주, 뉴올리언스주에서 본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방역 정책을 홍보했다. 또 펜스 부통령은 2차 유행이 경제 조기 정상화와 연관됐다는 비판에 대해선 “(환자가 급증한) 플로리다·텍사스는 5월 초에 문을 열기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알렉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도 CNN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해 “매우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통제하에 둘 수 있는 기회의 창이 닫히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에이자 장관은 “(코로나19 확산이) 경제 조기 정상화 때문이 아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사람들이 정치적 이유를 들어 대중 모임에 참석했다”면서 흑인 사망 항의 시위대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 미 정보 당국이 지난 1월 러시아의 탈레반에 대한 미군 살해 사주를 사전 경고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오는 11월 재선 가도에 비상이 걸렸다. 6개 경합주에서 모두 열세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이날 발표됐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