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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에서 주차장까지 10분…강정호의 무거운 침묵

기사입력 | 2020-06-05 21:27

강정호(33)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B게이트로 들어선 뒤, 취재진이 모인 곳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취재진이 아닌, 팬들을 향한 사죄의 인사였다.

하지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약 1㎞를 걸어 지인이 준비한 차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산했던 인천국제공항이 강정호 때문에 잠시 떠들썩했다. 그러나 강정호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미국에 머물며 한국프로야구 복귀 의사를 밝힌 강정호는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강정호는 최근 한국 야구에서 가장 비판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한국 팬들의 응원 속에 2015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는 2015년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올리며 빅리그에 연착륙하고, 2016시즌에는 무릎 부상을 딛고 103경기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으로 활약했다.

2015년 9월 18일 유격수로 출전한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 상대 팀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오를 때는 국내 팬뿐 아니라, 미국 팬들의 뜨거운 격려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고,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은 강정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 강정호는 팬들 사이에서 늘 ‘비판받는 선수’가 됐다.

미국에서 새 소속팀을 찾지 못한 강정호는 5월 20일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KBO 사무국에 제출하고 국내 복귀를 본격적으로 추진한 뒤에는 비판의 소리가 더 커졌다.

KBO는 지난달 25일 상벌위를 열고 강정호에게 1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내렸다.

강정호는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한 뒤, 사과 기자회견을 열 생각이다.

음주운전 사건이 불거진 뒤, 강정호는 한국에서 공식적인 자리에 선 적이 없다.

5일 인천공항에서 입국해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10분 동안 강정호는 “한국 무대에서 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취재진의 날 선 질문을 받았고, 일반 팬의 따가운 시선도 느꼈다.

검은 마스크 안으로 강정호는 표정을 숨겼다. 지인과 통화할 때도 마스크를 내리지 않았다.

일단 공항에서 노출된 10분 동안 강정호는 침묵했다. 목소리는 내지 않은 채 입국장에 들어설 때와 주차장을 향해 걸어가며 두세 번 고개를 숙여 사과의 뜻을 표했다. 그러나 자가 격리가 끝나면 자신의 목소리로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

강정호의 사과는 한국프로야구로 돌아오기 위해 꼭 거쳐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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