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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주름잡는 ‘인민 호날두’…“아내·아이들은 한국 국적”

허종호 기자 | 2020-06-05 11:28

올 시즌 K리그에서 개막과 함께 5경기 연속 득점을 터트린 수원 FC의 공격수 안병준. 올 시즌 K리그에서 개막과 함께 5경기 연속 득점을 터트린 수원 FC의 공격수 안병준.

- 북한대표 출신 수원 안병준

재일동포 3세로 조선 국적
日서 뛰다 작년 K리그로 옮겨
활동범위 넓고 무회전킥 특기
5경기 연속골 득점 1위 돌풍

“득점왕보다 1부 승격이 목표”
“아내와 아이들은 한국 국적
레반도프스키가 나의 모델”


안병준(30·수원 FC)은 북한대표팀 출신이다. 일본에서 나고 자란 안병준은 2007년 한국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에 북한대표로 출전했다. 2013년엔 북한 성인대표팀으로 뽑혀 2017년까지 A매치에 출전했으며, 일본 J리그를 떠나 지난해 수원 유니폼을 입었다. 량규사(2001년), 안영학(2006∼2009년), 정대세(2013∼2015년)에 이어 4번째로 K리그 무대를 밟은 북한대표팀 출신이다.

비록 2부이지만, 안병준은 한국프로축구에서 빼어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달 9일 하나원큐 K리그2 2020 개막과 함께 5경기 연속 골 퍼레이드를 펼쳤다. 안병준은 올 시즌 6골로 득점 공동 1위, 2도움으로 어시스트 공동 1위, 그리고 공격포인트 8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K리그2가 배출한 히트상품.

안병준은 재일동포 3세로 조선 국적이다. 조선 국적은 1945년 일본제국 패망 후 한국으로 국적을 변경하지 않은 당시 재일조선인과 그 후손에게 ‘편의상’ 부여됐다. 물론 스포츠엔 국경이 없고, 국가대항전이 아닌 프로리그에선 국적이 아닌 팀으로 ‘신분’이 갈린다.

안병준은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제주도 출신으로 (해방 이전에) 일본으로 건너가 아버지를 낳으셨고 할아버지와 아버지, 나는 모두 조선적”이라며 “아내와 아이들은 모두 한국 국적”이라고 밝혔다. 안병준은 6년 전 고교 동창인 아내와 결혼, 1남 1녀를 두었다.

안병준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산하 서동경조선제일초중급학교와 동경조선중고급학교를 거쳐 도쿄의 명문 사립인 주오대에 진학했다. 대학생 시절엔 간토 지방 아마추어축구 올스타로 선발됐고 일본 귀화를 권유받았으나 거절했다. 2013년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프로에 데뷔했고 제프 유나이티드와 츠에겐 가나자와, 로아소 구마모토를 거쳤으며 지난해 K리그로 옮겼다. J리그에선 19경기에서 1득점, 2부인 J리그2에선 94경기에 출장해 19득점과 10어시스트를 남겼다.

기대를 모았지만 안병준의 지난해 성적은 좋지 않았다. 17경기에 출전해 8득점. 시즌 개막 전부터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았기 때문. 그런데 올 시즌엔 반전을 연출하고 있다.

안병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개막이 2달가량 연기되면서 훈련량이 많았다”면서 “특히 웨이트트레이닝에 주력했는데, 근육량이 3∼4㎏ 늘었다”고 귀띔했다. 근육이 강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면서 활동량이 늘었고 활동범위는 넓어졌다. 득점과 도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비결이다.

키 183㎝, 몸무게 75㎏인 안병준은 킥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무회전 킥을 구사, 크리스티안 호날두(유벤투수)급이란 의미에서 ‘인민 호날두’로 불린다. 왕성한 득점력에 포인트를 맞춰 ‘인민 홀란드’로도 불린다. 오스트리아리그에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가공할 득점행진을 펼치는 엘링 홀란드(도르트문트)를 연상케 한다는 뜻.

그런데 안병준 본인은 바이에른 뮌헨의 스트라이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좋아한다. 안병준은 “레반도프스키가 이상적인 모델”이라며 “그는 공격수가 필요한 모든 걸 지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레반도프스키는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9골로 득점 1위를 달리면서 팀 우승의 선봉을 맡고 있다.

올 시즌 활약상이 뛰어나 다시 북한대표팀에 승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안병준은 레반도프스키처럼 수원을 정상으로 이끄는 게 목표다. 수원은 3승 2패(승점 6)로 3위. 시즌 초반이기에 부천 FC(4승 1패, 승점 12), 대전하나시티즌(3승 2무, 승점 11)을 따라잡을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K리그2에서 1위를 차지하고 1부인 K리그1으로 승격한다면 바랄 나위가 없다.

안병준은 “K리그2 득점왕, 북한대표팀 복귀는 생각하지도 않는다”면서 “모든 관심은 1부 승격뿐”이라고 강조했다. 안병준은 “수원에서 아내,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낸다”면서 “수원이 1부리그로 올라가도록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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