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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퍼붓기’만 몰두 … 나랏빚 ‘사상 최고치’로 치솟아

조해동 기자 | 2020-06-03 12:08

통합·관리재정수지 적자 최고
OECD 기준에도 건전성 최악
감사원은 ‘재정준칙 도입’ 언급

경기보강패키지 11조3000억
할인쿠폰 등 돈 뿌리는 사업뿐
세출삭감선 국방예산 또 깎여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사상 최대 규모로 조성되면서 재정 건전성도 사상 최악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 3차 추경의 내용도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거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보다는 ‘세금(돈) 퍼주기’에 집중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3차 추경이 35조3000억 원으로 편성되면서 재정 건전성 지표가 일제히 악화할 것이 확실시된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3차 추경 편성 이후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76조4000억 원에 달해 국내총생산(GDP)의 4.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한 수지) 적자는 112조2000억 원(GDP의 5.8%)으로 급증한다.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금액과 비율 모두 사상 최고치다.

이런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어떤 국제기구의 기준을 적용해도 재정 건전성의 ‘마지노선’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국가채무도 840조2000억 원(GDP의 43.5%)으로 껑충 뛰면서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전망조차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나라 살림의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하자 감사원도 지난 1일 “재정 준칙 도입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이례적인 상황이므로 3차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각종 고용·복지 지원 등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점에서다.

문제는 추경의 내용이다. 이번 추경의 최대 약점은 35조3000억 원 규모에서 ‘투자 활성화’ 항목에 배당된 예산이 430억 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투자 활성화 예산은 유턴 기업 전용 보조금 신설(200억 원), 해외 첨단기업 및 연구·개발(R&D) 센터 국내 유치를 위한 현금지원 한도 및 국고보조율 상향(30억 원), R&D 부처(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지정혁신 제품 시범 구매 지원(200억 원) 등 세 꼭지가 전부다. 또 국민 세금으로 돈을 지원하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추락하는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사업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여권에서 ‘재정 확대를 통한 경제 선순환론’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촉진할 만한 획기적인 인센티브(혜택)가 3차 추경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심각한 허점으로 꼽힌다. 재정 확대를 통한 경제 선순환론은 “재정 지출을 늘려서 경상 성장률(물가상승을 포함한 성장률)을 높이면 국가채무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 등 재정 건전성 지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올해 3차 추경으로 조성한 돈을 쓰는 곳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은 세입경정(세입 부족분 보전을 위한 재정 지출·11조4000억 원)이다. 세입이 부족해지면 나중에 정부가 돈을 쓸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것이지만 경기 진작에 큰 도움은 안 된다. 그 외에 △금융 지원(5조 원) △고용·사회안전망 확충(9조4000억 원) △경기보강 패키지(묶음·11조3000억 원) △한국판 뉴딜(5조1000억 원) 등이 있다. 이 중 정부가 경기보강 패키지라고 분류한 예산도 실제로는 할인소비쿠폰(9000억 원), 온누리상품권 2조 원 추가 발행(3조 원→5조 원) 및 10% 할인 판매 지원(2760억 원) 등 돈 뿌리기 사업이 대부분이다.

기재부는 3차 추경을 편성하면서 대대적인 세출 사업 삭감(9조2000억 원)과 기금 재원 활용(9000억 원)을 단행했다. 2차 추경에서 F-35, 정찰위성 사업, 난방비 등 1조4758억 원이 삭감돼 비상이 걸렸던 국방 예산은 이번에도 이지스함에 탑재할 함대공 미사일 등의 예산 2978억 원이 깎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차 추경 편성은 급락하는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획기적으로 늘려 경제의 선순환을 꾀할 만한 사업이 별로 눈에 띄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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