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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靑 수석, 국가채무 수치 ‘착시’ 노렸나

조해동 기자 | 2020-06-03 12:08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2일 오후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순부채 증감을 100조 원을 안 넘기려고 하다 보니까 아시다시피 (3차 추가경정예산을) 35조3000억 원 정도로 맞췄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3차 추경 보도자료 어디를 살펴봐도 순부채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3차 추경 자료에 나오는 “2020년 국가채무 순증 99.4조 원”(3쪽)이라는 표현을 ‘경제 문외한’인 강 수석이 순부채라고 잘못 말한 것으로 짐작된다. 3차 추경 자료에 나랏빚과 관련된 내용은 국가채무 하나밖에 없다.

강 수석이 말한 순부채 증감이 정부 자료에 표현된 국가채무 증가액을 말하는 것이라면 일단 수치는 맞는다. 기재부는 3차 추경 자료에서 “올해 3차 추경을 하고 나면 국가채무는 840조2000억 원이 돼 2019년 본예산의 국가채무 전망치 740조8000억 원보다 99조4000억 원 늘어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꼼수’가 숨어있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이미 ‘확정치’가 공개돼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가 지난 5월 7일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2020년 5월)을 보면 “지난해 국가채무는 728조8000억 원”(35쪽)이라고 명시돼 있다. 따라서 올해 3차 추경의 국가채무 전망치 840조2000억 원과 지난해 확정된 국가채무(728조8000억 원)의 차이는 실제로는 111조4000억 원이다.

강 수석이 지난해 국가채무 확정액이 공식 발표된 상황에서 2018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2019년 본예산의 국가채무 전망치를 사용한 이유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는 “맞췄다”는 표현을 썼다. 혹시 그는 국가채무 증가액이 100조 원이 넘지 않은 것처럼 ‘맞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2019년 본예산의 국가채무 전망치를 사용한 것은 아닐까. 이런 추론이 사실이라면 “강 수석은 의도적으로 국민과 제1야당 비대위원장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강 수석은 어떤 의도로 이런 팩트(사실)가 아닌 말을 했는지 스스로 해명해야 한다. 강 수석이 이날 공개한 3차 추경 규모는 우리나라 전체 정부 부처가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언론에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한 사안이었다. 대통령을 모시는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가 대사에 관한 정부와 언론의 합의 사항인 엠바고를 무력화한 사실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

조해동 경제부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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